원본

특전사 2년 야전 5년 총 군생활 7년하고 이번달 전역하는데 후회되는게 많다
조금 더 저축할걸 조금 더 열심히 모을걸

입대전까지는 집이 가난해서 돈 모을 생각도못했고
면접볼때까지 누네띠네 사료하고 두유로 버티면서 살았었지
입대 전에는 몸보신하겠다고 보신탕가서 먹은게 기억의 전부다.
후보생때 3개월간 병장보다 조금 더 많은 돈을 받는데 카드는 엄마 주고가서 얼마가 들어왔는지 확인도 못했었는데
임관하고 집에가니까 차비밖에 없더라
어무니도 힘드셨겠지
결국 휴가기간동안 집에서만 지내다가 자대로 갔는데 왠걸
월급 받고 돈이 생기니까 하고싶은게 너무 많더라
쓰는 방법도 모르겠고
처음에 선배님들이 주말마다 영내 식당에 가서 식사량은 전투력이라면서 개인당 피자 1판 치킨1판씩은 먹게하더라
괴로웠지만 후배 생각해주는게 너무 고마웠지

그리고 피엑스 한번 가면 5만원 씩 긁어서 먹고싶은거 다 사고 관물대에 짱박어두고 먹지도 않고
사고싶은거 있으면 다 사고 외박나가면 돈 아끼지 않고 쓰고 돌아오고. 돈쓰는게 하나의 행복이었지

그렇게 2년간은 한달에 30만원씩 저축했다

그리고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하고 야전으로 갔는데
왠걸 애들이 병사애들이 너무 잘해주는거야
난 야전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하사 나부랭이인데
너무 고마워서 그리고 미안해서 무슨 일 있으면 매번 피엑스가서 뭐 하나라도 사주고 휴가나가면 시간 맞춰서 같이 놀고

중사 달고 난 뒤에는 나도 뭔가 달라지더라
아직 철이 없었지만
하사 때 보다 대우가 달라지고 봉급도 많아져서 저축을 조금 늘렸지
돈을 어떻게 굴리는지 모르니 오로지 저축만
그러다 돈 필요한 일 생기면 끌어다 쓰고 신용카드 쓰고
봉급 전날까지 통장에 돈이 남아있으면
왜 이렇게 돈이 남지??하며 더 헤프게쓰며 철없이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다 2년 전 문득 내가 모은 돈을 확인해보니까 채3천만원이 안되더라
4년 군생활하고 4~5천만원 저축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2차진급에 중사까지 달았는데 3천이 안되
하사시절 한달에 100만원씩 저축하는사람들보고 어떻게 저렇게 살지?라며 내 세상하고는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100만원까지는 힘들겠지만 조금 더 저축할껄하며 후회하곤 했다

이번달 말일 전역이라 방에 짐 정리하고왔는데
방에는 필요도 없는 짐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7년간 군생활하고 남은거라고는
그래도 특전사 있었다는 자부심과 7년간 꾸준히 일했다는것
그리고 무도단증 몇 개.
그 흔한 운전면허도 아직까지 없다

다행스럽게도 전역하고 일자리는 괜찮은 곳 잡아놔서
한달만 쉬다가 다시 열심히 일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