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대 15년 넘게 했지만 대자에 글 처음 올려요. 우리 방울이 흔적 이렇게라도 남기고 싶어서요.

11년간 함께한 우리 방울이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전 무지개다리 건너서 크리스마스인 오늘 화장하고 왔네요.

3개월간 원인모를 이유로 흉복수가 차서 제거해주기를 9번이나 반복하고 마지막 일주일은 너무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시켰어요.

이틀전 방울이가 떠난 그날 엄마랑 같이 면회를 갔는데 지금까진 아무리 아파도 꼬리도 흔들고 뽀뽀도해주고 반겨줬는데

처음으로 꼬리도 안흔들고 뽀뽀도 못해줬어요. 아마 그럴 힘도 없었겠죠. 이때 정말 얼마 안남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찍은사진이 마지막에서 두번째 사진이에요.

크리스마스라고 간호사분들이 이쁜 후드도 입혀줬어요. 독한 약때문에 털이 다 빠지고 살도 다빠졌어도 마지막날까지 이쁜 얼굴은 그대로였어요.

마지막날인데도 우리 방울이 참 씩씩하고 이쁘죠??

면회후에 집에와서 바로잠들었는데 꿈에서 병원에 있는 방울이가 나왔어요.

꿈꾸는도중 병원에서 방울이가 위중하다는 전화가 와 급히 가보니 이미 심장이 멈춘 상태였어요. 도착하기 불과 몇분전에 사망했다네요

조금만 더 빨리왔더라면.. 아니 면회왔을때 그냥 좀 더 오래 같이 있어줬더라면 마지막 순간 같이 있어줄 수 있었는데 가족도 없이 병원에서 쓸쓸히 갔을 걸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져요.

우리 방울이는 애기때부터 유난히 이쁘고 똑똑했어요.

11년전 아롱이한테 2남2녀중 하나로 태어나 2마리만 분양보내고 2마리 키우기로 했을때

눈에 띄게 이뻐서 다들 방울이를 원했지만 제가 끝까지 얘는 안된다고 해서 안보내고 우리 가족이 키우게 됐어요.

배변훈련도 하기 전에 유일하게 스스로 알아서 대소변을 가렸어요. 다른 훈련들도 방울이는 신통하게도 곧바로 잘 따라줬어요.

그래서 제가 우리집 강아지 셋중에 방울이를 가장 예뻐했어요.

방울이도 내가 자기를 가장 예뻐하는걸 아는지 가족중에 저를 가장 잘 따랐어요. 아니 저밖에 모르는 아이였어요.

제가 잠을잘때 TV볼때 컴퓨터할 때 심지어 화장실 갈 때도 한시도 제 옆에서 떨어지지 않고 따라다녔어요.

항상 제가 누워있으면 제 배위로 올라와서 열심히 뽀뽀를 해줬어요. 귀찮을정도로요. 그래서 제가 특히 안이뻐 할수가 없었어요.

집에선 제가 컴퓨터를 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한참 컴퓨터하다가 옆을 보면 항상 방울이가 가만히 앉아서 저만 쳐다 봤어요.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계속 저만 쳐다보는데 그 모습을 보면 미안해져서 컴퓨터를 끄고 방울이를 안아주곤 했어요.

제가 집에 있을때는 한시도 안떨어지고 제옆에만 있는 아이인데 제가 집에 없을때는 엄마말로는 혼자 아무도 없는 안방 구석에 가만히 앉아있기만 했데요.

방울이가 3살때 쯤인가 저희가족이 다같이 식탁에서 밥을먹는데 그 때도 방울이는 옆에서 저만 쳐다봤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그작은 몸으로 점프를 하더

니 제가 앉은 의자에 대롱대롱 메달렸어요. 아마 제 무릎위로 점프하려다 실패한것같았어요. 결국 메달린 방울이를 제 무릎에 앉히고 밥을먹었어요. 그때

그 모습을 보고 가족들이 한참을 웃었어요. 중성화 수술을해서 걷지도 못하던날도 제가 집에 들어왔을때 앞발로만 몸을 질질끌고 저를 반겨주던것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지금까지 한번도 잔병치레도 없던 아이가 이렇게 갑자기 떠났다는게 실감이 안나요. 이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당장이라도 저한테 와서 안길것만 같아요.. 방울아 너와 같이 있던 시간들 평생 잊지 않을게 너가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그리고 마지막 순간 같이 있어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 내가 죽고나면 우리 꼭 다시 만나자. 너무 보고싶다 방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