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우리집은 어려서 가난했다

어찌보면 당연한거였다 가난한 엄마 가난한아빠가 만났으니 더 가난해지는게 맞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없는 돈만큼 나에게 사랑을 베풀어주셨다

난 그래서 가난했지만 마음만은 가난하지 않게 성장했다

어렸을땐 가난했지만 우리집이 가난하다는 사실이 부끄러운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부모님이 넘치는 사랑을 주셨고 나도 부모님을 사랑했기에 가능했다

하루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난 늘 부모님께 이야기했다

어른이 되면 엄마아빠 절대 고생안시키겠다고

부모님은 그때마다 웃으면서 날 안아줬다

하지만 그게 또 순탄한 과정은 아니었다

엄마와 아빠는 누나와 내가 자는 새벽마다 싸웠다

주로 문제는 돈이었다

엄마는 아빠에게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냐고 소리쳤고

아빠는 나는 그럼 나는 이런생활이 좋을거같냐고 소리쳤다

나는 그런 싸움소리가 듣기싫어 눈과 귀를 막고 새벽잠을 설쳤다

하루가 다르게 삶이 피폐해져갔다

사랑으로 덮여져 가난이 뭔지 몰랐던 나는 어른이 되갈수록 가난이란게 뭔지 알거같았다

밥은 늘 김치와 김뿐인 나날들과 학원간다고 먼저 가는 친구를 두고 쓸쓸하게 혼자 pc방에 남은 나날들

나도 친구들처럼 학원다니고 싶다고 얘기하자 미안하다며 울었던 우리엄마

남들 잘때 새벽 4시에 출근했던 우리 아빠

그래도 괜찮았다 그럼에도 내가 부모님을 사랑한다는 사실은 단 1분1초 순간도 변한적이 없었다

나도 그렇게 가난이란 이름을 사랑으로 덮어나갔는데..

어른이 되자 가난은 사랑으로 덮여지지않았다

대학교 등록금은 내 투잡알바로 모조리 메꿔야했고

직장을 가지게 된뒤 내 월급의 절반은 집에 빚을 갚는데 쓰였고 내 통장엔 항상 남는돈은 고작해야 2만원정도였다

시간이지나 이직을하고 연봉이 올라도 그건 바뀌지않았다

술자리에서 2년에 2천만원을 모았다던 내 공기업친구와 함께하는 술자리에서 넌 얼마모았냐고 묻자

술이나 따르라며 말을 돌리는 내가 있었다


힘들고 고달프다..가난이 뭔지 난 왜 가난해야하는지..

여전히 나는 우리집이 원망스러운적은 없다

다만 이젠 이런 원망은 든다

왜 우리집은 가난해야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