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재주가 없어서 재미 �R는 긴글이 될 확률 100%라서
요약먼저
1.부산락페 보러 부산에 무작정 감
2.폰 배터리가 나가서 부산역 근처 머물만한 장소를 버스안에서 사람들에게 물어봄
3.어떤 아주머니가 자기집에 자고 가라심
4.남는 원룸방을 내어주심
5.다음날 아침도 차려주시고 갈때 사먹으라고 용돈 쥐어주심.


2년전이었어요. 부산락페를 보러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시간을 보니 제가 보고 싶어했던 밴드들 공연 시간에 딱
맞춰 갈 수 있는 시간이라 정말 딱 휴대폰에 지갑만 들고
부산가는 버스에 올라탔어요. 그 당시에 부락이
무료공연이었고 제가 보고 싶어했던 팀들의
티켓값을 생각하면 왕복 버스비 비교해도
개이득이라는 생각에 무작정 갔더니 정말
딱 맞춰 도착했어요.
꼭 보고 싶었던 두팀의 공연을 보고 집에 가려는데
시간도 늦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사진 영상을 마구 찍었더니
딱 1%의 배터리가 남았었고 부산역 근처에 찜질방이나 피씨방을 찾아보려는 순간 배터리가 나갔죠..
부산역 근처에 딱히 뭐가 없다는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경상도 사투리 쓰시는 분에게 여쭤 봤는데
부산분은 안계시고 구미,대구 등등 타지역 분들만 계시더라구요 ㅠㅠ
근데 갑자기 저 멀리 뒤에 어떤 아지매가
“내가 부싼사람인데 나한테 물어봐요”
라시는거에요 ㅋㅋ 어떻게 들으셨는지 지금도 신기 ㅋㅋ
암튼 그래서 제가 지금 부락을 보고 다시 돌아가야하는데 시간이 늦어서 첫차까지 머물만한곳이 있을까요? 여쭤 봤는데 부산역 근처에 뭐 없다고
괜찮다면 남는 방이 있으니 자고 가라시는거에요.
버스에서 첨 봤는데 갑자기 그러시니까 고맙다는 마음보다는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사양했는데 계속 자고 가라고 하시면서
이상한 사람 아니고 부산역 근처 건물 꼭대기 층에 사시고 밑에는 전부 원룸 월세 주는데 마침 비어있는 곳이 있으니 자고 가라시는거에요.
그래도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싶어서 부산에 왔으니
돼지국빱 먹어야겠다며 부산역에 내려서 식당으로 향했어요. 아주머니께서 부산역 앞에서 헤어질때 전화번호를 적어서 주시더라구요 ㅠ.ㅠ
식당에서 충전기를 빌려서 충전을 하며 밥을 먹고
전화를 드렸어요. 갈테니 가는 방법 알려달라구요.
뭐 나쁜일 생겨봤자 죽기밖에 더 하겠나 싶어서 가기로 마음 먹었거든요.
그냥 가기 뭐해서 마트에서 복숭아 한박스 작은걸 사서
갔는데 돼지국빱 맛있게 먹었냐면서 차도 마시고 과일도 깎아줄테니 먹고 가라셔서 아주머니가 사시는 꼭대기층으로 갔어요.
얘기를 나눠보니 자식들은 결혼해서 나가 살고
혼자 사신다고 하시더라구요. 음악을 참 좋아하시는 분이라 어렸을때 음악가를 꿈꿨는데 포기하셨다고 하시더라구요. 마침 제가 부락 공연을 보고 오는 중이었단걸 버스에서 아셨고 먼 지역에서（전 경상도 사투리를 안써서） 공연보러 올만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니 도와줘야겠다 싶어서 저한테 먼저 말 걸으셨다고 하더라구요.
생각보다 많은 얘기를 나누고 저는 비밀번호를 알려주신 방으로 가서 씻고 잤습니다.
다음날 느즈막히 일어나 인사를 드리고 가려고 했는데
황송하게도 늦게 일어날줄 알고 아침 차려놨으니 먹고 가라셔서 아침도 먹고 또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데
다음에 또 부산에 올일 있으면 일부러 방은 못 비워줘도
남는 방 있으면 준비해둘테니 언제든 또 오라고 하시더라구요. ㅠ.ㅠ 시간이 있으면 부산 구경도 시켜주고 싶은데 안되니 가면서 휴게소에서 음료수라도 사먹으라고..
평소에 카드만 쓰고 현금을 안들고 다녀서 이거밖에 없다면서 만원도 쥐어주셨어요 ㅠ.ㅠ 제가 오히려 드려도 모자랄판에..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를 드리고 저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 입니다.
새해될때 연락을 한번은 꼭 드리는데 생각난김에 웃대에도 글 남겨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