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나는 수입 유통 회사 근무 중임.
연도별로 집중하는 아이템이 달라서, 출장가는 나라가 자주 바뀜.
3년정도 쌓이니까 15개국 4~50회 정도 쌓였음.
퇴사를 앞둔 시점에서 딱히 떠올릴 기억이 이것들 뿐이라 적어봄

오늘은 이태리.

국제 전시회 방문으로 3회 총 40일 정도 있었음.
입사 전에 시골에서 개인적으로 몇달 지냈는데,
그때 기억이 너무 좋아서 최애국 중 하나였음.
근데 응 이젠 아니야.

전시회는 밀라노 근처였고 숙소도 밀라노로 잡음.

도심 기준 아메리카노 달라고 하면 촌놈 보듯하진 않음.
로컬 카페로 가면 취급 안함. 에스프레소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천국일 것.
두오모 성당 근처같은 관광 핫플도 맛있는 에스프레소 1.5유로 내외.
로컬 카페가서 콜라 시키면 레몬 꽂은 콜라에 감튀나 과자를 줌. 이것도 1.5유로 내외.

모델들이 흘러 넘침. 한창 사진 찍다가 패션위크 가서 봤던 모델 둘이 셀카 찍고있길래
사진 찍어주고 이메일 주고 받고 그러다 다음 패션쇼 초대장 받고 그랬었음.
닉우스터 같은 존잘 할아버지들이 탑골 공원 같은데서 담배피고 있고
여길 봐도 저길 봐도 다 모델같음.
오히려 못생긴 우리가 더 돋보이는거 아니냐고?
왼쪽에서 존잘 보고 오른쪽 보면 개존잘 있고 앞에 보니까 우주대존잘있음.
스스로가 우주의 먼지만도 못하게 느껴짐.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에 범죄자가 존나 많은데, 1회 출장당 두세번 당함.

1.소매치기
답도 없음. 더워서 자켓 벗고 잠깐 소매 걷는 사이에 자켓 들고 튐.
노상 카페에 앉아서 커피 먹다 잠깐 냅킨 가지러 간 사이 가방 들고 튐.
호텔 체크아웃하는데 직원들 짐 한 곳에 모아놓고
각자 체크아웃 하거나 잠깐 한눈 판 사이에 가방 두개 없어짐.
5시간 뒤 출국이라 호텔에 경찰 불러달라했는데
경찰이 주말에 쉰다고（?） 안타깝지만 안된다 함.
여권도 들고 째서 쉬는 대사관 직원분이 나와서 임시여권 만들어주심.

2.집시
대중교통 표 발권하면 무조건 달라 붙음. 할 줄 안다고 괜찮다고 하면 침뱉음.
두오모 성당 근처였는데 왠 중동인이 오더니 한국말로 말을 걺
자기 할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하셨었다. 난 터키인이다. 우린 친구다.
뭐 이런 내용. 잠깐 짠할라 하면서 포옹이라도 해줄까 했더니
갑자기 할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자긴 한국인이 보이면 선물을 준다고
뜬금없이 스카프같은걸 둘러서 묶더니 끝을 뚱 자름. 잘랐네. 100유로. 5유로 주고 보냄.
갑자기 오더니 눈 뒤집으면서 뭐라 방어 씨부리고 나한테 저주가 걸렸다 함.
저주를 풀고 싶으면 100유로래. 별 미친놈들 많음.

3.강도
산 피에트로 갔다가 오는 중이었음. 흥겨워 보이는 흑인 넷이 노래 틀고 춤추고 그러다가
사진을 한참 서로 찍더니 나한테 와서 자기들 단체 사진 좀 찍어달라함.
ㅇㅇ하고 받아드니까 2010년에 나왔을 법한 디카.
자세 잡고 눌렀는데 당연 안눌림. ???이거 안찍히는데? 하고 주니까
갑자기 스크럼을 짬. 흑인 넷한테 둘러쌓이니 야동 배우 된거 같고 그랬음.
내가 고장냈다고 돈 내놓으라함. 300유로. 아 시발 당했구나.
현금 없어 개수작부리지마 하는데 등에 뭐가 쿡 닿음.
와 진짜 야동 배우 된거같네 고추인가 했는데 주머니 칼이었음.
빨리 내 놓으라길래 오케오케 대신 진짜 현금 없음ㅇㅇ 출금기 찾자.
하고 가는 길에 존잘 경찰 있길래 존나 소리지르면서 달려가서 떨쳐냄.

인종 차별은 딱히 당한 기억 없지만 위에 일들로 환상 와르르멘션.
다시 가라고 하면 처음 갔던 시골에서 유유자적 놀고 싶음.

19인 이유는 첫 출장때 19일 머물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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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다음에 풀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