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달전에 결혼하려다가 결혼 후 아이 유무에 대한 가치관 차이로 헤어졌다는 글 썼었었는데
결혼은 취소했다만 친구로서도 너무나 친했던 사이라서 난 이제 사랑감정없이 간간히 카톡하고 그러고 지냈는데
다시 시작해보자고 은근히 말을하네. 이 사람은 그냥 지금은 원하지 않아서 아이를 안가지는 정도가 아니었고 아예 내가 정관수술을 하기를 원했거든. 난 나중에 분명 아이를 ‘못’가졌던 것도 아니라 ‘안’가졌던 것에 대해 후회가 밀려올까봐 그런것도 있고, 결혼도 안한 남자가 아무리 결혼을 앞둔 자기 여자가 원한다고하고 사랑해도 정관수술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어. 결혼의 최종목적이 아이라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둘만의 사랑의 지속력이 처음처럼 영원하지않다고도 생각도 들었고. 이 사람 입장에선 ”넌 날 거기까지만 사랑하는거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정관은 아니더라구.
그래서 우린 맨날 정상적인 피임 방법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vs 피임 못믿는다. 무조건 정관. 이거로 문제가 있었지. 오죽하면 애 생기기라도 하면 낳아주고 이혼, 또는 낙태가 가능하다면 그러고 싶은 심정. 이라고 말 까지 한 사람이야.
참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인데 내가 너무 좋아했던 나머지 헤어지기는 싫어서 계속 붙잡고 있었던거 같아.
또 이혼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태도, 결혼에 있어서 자기 생각과 다르면 타협을 하자는게 아니라 툭하면 헤어지자고 하다가 내가 겨우겨우 붙잡으면 돌아오고 그랬는데, 혹여 결혼하고 나서도 조금의 다툼만 생기면 심하면 이혼하자고 말하는 모습과 툭하면 집 나가버리는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또한 자기가 화가나면 차라리 화가나서 소리지르며 쌍욕을 하는건 모를까 남자친구 자존심에 스크레치를 내는 막말도 서스럼없이 한것도 헤어지는데 한몫하였지. 이 친구는 나랑 '결혼'을 원한게 아니라 '결혼식'을 하고 싶었던것 같아.
이유가 더 있다만 다쓰기에는 길고 대략 큰 이유는 저정도였어.
어제 만나서 얘기하는데 난 ”네가 여러 선 넘은 말을 했던것들과 또 우리의 연인으로서의 모습을 너도 알지 않느냐. 다시 시작하면 또 그 모습이 나올까 무섭고, 결혼하고 그런다 생각하니 공포 그 자체다. 그러니 어렵다.“ 고 말했고
이 친구는 ”나도 물론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보았고 이제 절대 그럴일 없다. 반성 많이 했고 정말 생각 많이했어.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네가 좋아. 정관얘기도 안꺼내고 네가 하자는 데로 할게. 난 평생 너만 사랑할거야 너 밖에 없어.“ 라고 하더라.
사람마음이 참 신기한게 당장 한두달 전이었으면 헤벌쭉 하면서 ”고마워ㅜㅜ나도 사랑해 ㅜㅜ!“ 했었던나인데, 이제 현실파악이 되는지 전혀 설레고 그런 감정이 안스더라고. 그래서 ”아니야. 사람 안바뀐다잖아. 넌 거진 몇십년을 그렇게 생각해왔을텐데 쉽게 바뀔리 없어. 이럴거면 진작에 내가 너한테 한없이 잘해주던 그때 저말을 해줬어야지. 넌 나보다 널 훨씬 잘 이해해줄 수 있는 남자를 만나야돼.“ 라고 말하고 밥먹고 집에 바래다주고 왔다.
나 잘한거 맞지? 절대 자기가 고친다고 해도 사람 고쳐쓰는거 아니라고 한말 잘한 거 맞겠지? 마스크끼고 저녁에 회 먹으러 갈 생각에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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