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저번주 토요일 새벽2시 30분 쯤인가

대학동기랑 센텀시티 영화관에서
데드풀2 같이 보고 수영강 건너 동기 집에 가려고 영화의 전당 앞 공원 가로지르고 있었음.

부산 사람은 알겠지만 센텀시티랑 APEC공원은 저녁 시간부터 인적이 없음.. 그날 따라 유독 차도 안다니더라.

그리고 apec 공원은 잔디밭이 워낙 넓어 가로등 불빛이 잔디밭 안까지 닿지를 않아서 잔디밭 안은 뭐가 있는지도 잘 안보였음.

어쨋든 영화의전당에서부터 가로질러 강 옆 산책로로 가려는데 갑자기 여자 흐느껴 우는 소리가 들리는거임.

어디서 나는 소리인가 싶어서 동기랑 같이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왠 남자가 우리가 가는빙향에서 오른쪽 잔디밭 쪽에서 튀어나오더니

"저 쪽에 일행이 지금 많이 다친거 같은데 가서 위로좀 해주세요"
라면서 우리가 가는 방향 오른쪽 조형물을 가르키는 거임.
（세 번째 짤 삼각 꼭지점 중에 밑. 기둥으로 되어있음.）
가뜩이나 여자 흐느끼는 소리에 놀랐는데 사람이 튀어나오니까 갑자기 무서워서 일단 휴대폰에 112 누르고 침착하게 깜깜한 잔디밭 쪽을 보기 시작했음.

사진에 확대 해놓은 기둥 쪽 한참 보니 왠 긴머리 여자가 후드 뒤집어 쓰고 기대 앉아 쪼그려 울고있더라.

여기서부터 어쩌지 119를 불러야하나 잠깐 고민했는데 동기가 붙잡더니 빨리 갈 길이나 가자고 재촉하길래. 일단 나도 무서워져서 빠른 걸음으로 무시하고

강옆 산책로 쪽으로 걸어나옴.

산책로 쪽으로 나오니 여자 우는 소리도 안들리고 한 15m쯤 혹시 쫓아올까 계속 뒤돌아보면서
동기랑 저게 도대체 뭘까 인신매매 아닐까 무서워짐.


그리고 가장 수상했던게

112 누르고 여자 찾는 동안 한 1분? 동안 들었던 여자 흐느끼는 소리가 이상하게 여러버전으로 녹음한 것 처럼 똑같은 레퍼토리가 반복되었다는 거였음;;

혹시 깜깜한 잔디밭 안에 그 사람들 일행이 있었을지도 모르고, 칼이라고 숨기고 있었을 지도 모르고.


세줄요약
1.새벽에 에펙공원 갔다가
2.이상한 사람들 마주치고 도망갔는데
3.아직도 나도 뭔지 모름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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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에 직게에 글 쓰고 잊고 살다가 잠도 안오는데 생각나서 대자에도 올려봄..
날짜보니 2018년 5월에 있던 일임.
지금 생각해보니 유튜브 몰카인가..? 싶은데
새벽 두시 반에 그 인적없는 공원 한가운데서 몰카 하기도 이상하고 카메라도 없었고.. 우리가 경찰에 신고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싶기도 함.
살면서 엄청 기묘했던 일이라 아직도 생생함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