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는 반말로 할께요 이게 편해서...
때는 바야흐로 15년도 여름이었어
당시 광진구에 있는 주말 18~24시 편의점 알바생이었던 나는 11시쯤에 오는 발주를 받아서 모두 정리하고 퇴근할 생각에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지
11시 30분쯤 되었을까? 비니를 쓴 남자손님이 들어와서 진통제가 없냐고 물어보는거야
그래서 상비약 쪽을 살펴봤는데 진통제가 있길래 그걸 추천해줬지
근데 그 손님이 그 성분을 보더니 아 자기한테는 이게 너무 약하다고 좀더 강한게 없냐고 하데?
그래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비약중에 진통제는 그것 뿐이다, 더 강한건 약국에 가거나 병원에서 진단 후 처방받으시는 게 좋다라고 안내해드렸지
이 말을 듣더니 좀 생각하는 냥하다가 갑자기 자기 비니를 벗어서 두피를 보여주데??
난 순간 당황했고 그 손님 머리에 있는 심한 흉터자국 때문에 한번 더 놀랐어;;
말하길 자기가 뇌에 종양?? 인가뭔가 생겨가지고 수술한 자국인데 이게 시시때때로 아파서 진통제가 필요하데
근데 어떻게 해;;; 편의점에는 진통제가 그거 하나 뿐인데...
그래서 다시 친절하게 안내해드렸지... 아까랑 똑같은 멘트로 말야
근데 안내를 다 듣고도 안 나가데??
난 뭐 다른거 살거있구나~ 해서 신경 안 쓰려고 했는데 나한테 말을 거는거야
대학생이냐~ 어디 학생이냐 등등 시시콜콜한 걸 물어보길래 대충 대답해줬지
대답을 해줘도 자꾸 물어보길래 아 손님 죄송하지만 제가 이제 퇴근시간이라서 가봐야할 것 같다고 더 할말 없으시면 저 가볼게요하고 선을 그었지
그런데 퇴근하고 잠시 자기하고 얘기 좀 하자네??
어차피 퇴근하고 집에 가봤자 피방가거나 방에서 혼자 노는거밖에 없었고 나한테 별 손해는 아니기에 밖에서 기다리시라고 하고 인수인계하고 나왔어
걸어가면서 얘기하는데 자기가 무슨 영국??? 프랑스???에 우주선인가 전투기 관련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이래
이번에 한국으로 출장을 왔는데 한국 본사 측 사람들이 자기 짐을 공항에서 모두 받아가서 인천 쪽에 있는 숙소에 놓아뒀데 자기는 이곳저곳 둘어보고 있고
근데 이제 밤이 늦어서 숙소로 가려고 하는데 휴대폰이랑 지갑이 전부 숙소에 있어서 못 가고 있다는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내 휴대폰 빌려달라더니 무슨 영어로 된 우주선 나오는 사이트를 보여주데?? 자기 일하는 곳 공식 홈페이지라면서
난 별로 관심이 없었기에 그냥 대충보고 아 그렇구나~ 하고 있었는데 그 때서야 자기 목적을 얘기하더라고
돈 좀 빌려달라구 ㅋㅋㅋㅋㅋㅋ 한 10만원만 빌려달래 자기 핸드폰 번호를 적어주고 내일 여기에 전화하면 자기가 돈을 갚겠데
근데 그 쯤 되니깐 한 시간 정도 잡혀있기도 해서 피곤했고. 안 주면 끝까지 따라올 것 같은 싸이코（?）의 눈빛을 가지고 있길래 그냥 오케이했어
그래서 근처 ATM로 가서 돈을 뽑을려고 보니깐 통장에 끝까지가 12만 얼마가 있었어
대충 이 사람이 사기치는 것도, 길거리 부랑자라는 것도 알고 있었는데 적선하는 셈치자~ 해서 12만원을 뽑아서 줬어
그리고 주면서 아저씨, 착하게 사세요~ 이 말도 같이 전해줬지
그러니깐 받으면서 '이 새낀 뭐지?' 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더라 ㅋㅋㅋ
무튼 그렇게 돈 쥐여보내고 난 집에 가서 바로 잠들었어
그리고 다음날 눈뜨고 나서 혹시나하는 마음에 받은 번호로 전화해보니 역시 아무도 안 받더라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냥 잊고 살고 있었지
근데 그 얼마 뒤에 공항도둑해가지고 페북에 영상이 하나 떠서 보니깐 그 아저씬겨 ㅋㅋㅋㅋ
그거 보면서 역시 사람은 안 변하는구나~ 싶더라고
또, 오늘 보니깐 올리브영 같은 곳에서 그 공항도둑이 또 뭐 하나 일 벌였더라구?
그거 보고나서 문득 생각나서 웃대에 썰 풀어봤는데 쓰다보니 오래전 일이라서 잘 기억이 안나네 ㅋㅋㅋ
무튼... 3줄 요약하자면
1. 5년전 공항도둑 실제로 봄
2. 12만원 사기당함
3.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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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야끼맛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