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0-03-21 15: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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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보딩덮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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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정말 빠르다는걸 체감하는 요즘이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빨라지는거같다.
누군가가 그랬었지 인생은 기찻길같은거라고
갈때는 똑바로 가는거같아도 뒤를 돌아보면 굽어져있다고.
시간이 갈수록 인생을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빗대어 표현한 말이 있을지
곱씹을수록 공감이 가는 말이다.
20년지기 친구가 결혼을 했다.
그 전에는 결혼식에 가면 거의 공적으로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별 생각없었는데
이번에는 많이 느낌이 다르더라.
초등학생때부터 이 친구를 봐왔지만
나랑은 공통점같은게 하나도 없는 그런 친구다.
심지어 여태까지 학창시절동안 같은반이 되어본적도 한번도 없고
우리집은 부모님이 사업을 하셔서 거의 얼굴을 보지못하고
무뚝뚝한 분위기의 가정인데
친구네 집은 친척들까지 사이가 굉장히 좋고 시트콤에나 나올법한
그런 분위기의 집이었다.
나는 운동을 굉장히 좋아해서 27살까지 복싱선수였고
지금은 회사를 다니면서 취미로 스파링코치를 하고있지만
친구는 책을읽고 글을쓰는걸 즐겨했고 수능에서 사회과목은 모두 1등급이 나올정도로
뼛속까지 문과인 친구였다.
어떻게 우리가 친해졌는지 어렸을때는 몰랐지만
30대가 되어버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이유가 뚜렷하다.
이 친구는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수있는 그런 친구였다.
힘들때 서로 자신있는 분야에 대해서 조언해주고
어쩔때는 아무말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편한 친구였다.
그런 친구가 좋은 짝을 만나 결혼한다니
진심으로 축하해주고싶은 마음이 들었다.
요즘같이 서로 누가 잘났네 따지면서 싸우는게 만연한 세상에
정말 서로 위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거같아서
부럽기도 하더라.
결혼식이 끝나고 집에가서
10년넘게 취미로 하고있는 기타를 꺼내
연주를 녹음했다.
곡명은 마크툽 - marry me
그리고 진심으로 축하하고싶은 감정을
그대로 적어서 보내줬더니
답장이 저렇게 왔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내가 좋은사람이 된다면,
분명 좋은사람이 오게되어있다.
자랑하고싶은데
내가 SNS를 아무것도 안해서
올릴곳이 여기밖에 없어서 그냥 주저리 주저리 써본다.
웃대를 보다보면 이런저런 사연을 가진 사람들도 많고
취업, 연애, 경제적인 부분 등으로 힘들어하고
심란해하는 청춘들을 많이 본다.
나 또한 그랬었다. 누군가가 나를 20대 초반으로 돌려보내 준다고 한다면
나는 굉장히 망설일거같다.
그때의 나는 정말 실수투성이에
서툰것들 투성이고 보잘것없는 사람이었기에.
여자에게 잘보이는 방법도 몰랐고
돈도 없었고, 공부도 너무 싫어서 학점도 좋지 않았으며
복싱선수로 활동할때는
체중관리도 너무 힘들었고
경기도중에 감정적으로 임하다가 체력고갈로
다 이긴 경기를 진적도 있었다.
방황하던 20대 어느날
대학교수인 친형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럴땐 어떻게해야하는지 물어본적이 있었다.
그때 형은 담담하게 이렇게 말했었다.
20대라는게 사람들이 가장 좋은때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않아
어떻게보면 니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고 바쁘게 살며
자리잡아야하는 힘든 시간의 연속인 나날이거든
그런 생활속에서 니가 지금 미래에대해서 고민한다는건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그 고민에 절대 끌려다니게 되어선 안돼
니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거야
한번 고민에 끌려다니기 시작하면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할수가 없게되거든.
당장 니가 뭘 해야할지 길이 안보일때는
가장 가까운곳에, 오늘 해야할 일들부터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봐
그럼 금방 길이 보이게 될거다.
나도 갑자기 찾아온 우울증에 상담을 다녔던적도 있고.
내 친구도 몇년동안 모은 전재산을 털어서 1년가까이 세계여행을
다녀올정도로 다 그만두고싶고 방황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극복하고 자리잡고나니
다 지금의 내가 있게 된 과정이 되더라.
나는 21살부터 약 10년째 복싱을 하고있는데
지금은 은퇴하고 스파링코치로써
복싱을 가르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어떻게하면 복싱을 잘할수있냐는 질문이다.
그럴때마다 내 대답은 한결같다.
상대방이 주먹을 뻗을때
물러서지않으며 앞으로 나갈수있는 사람이 된다면
분명 곧 좋은결과가 있을거라고.
인생은 결국 난타전이며
중요한건 내가 얼마나 쎄게 때리는지가 아니라
내가 끝없이 맞아가면서도
조금씩 전진하며 하나씩 얻어가는게 중요한 것이니까.
진심으로 지금 방황하는 청춘들이
지금의 방황과 걱정, 실수들이
실패의 이유가 아니라
성공의 과정으로 남기를 바란다.
자신의 결핍을
열정의 원료로 삼을수있는 청춘들이 되기를.
이 글이 추천을 못받아도 좋고
웃자에 가지 못해도 나는 좋다.
단 한명이라도 힘든 청춘이 공감을하고
위안을 얻는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긴 글 읽어준 사람들 모두
건강하고 행운이 함께하길 빈다.
어제의 나보다 더 열심히 살수있는
그런 청춘들이 되길 바란다.
행복하자
아프지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