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0-03-31 20: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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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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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캐리비안 해적을 보던 도중에 해산물 해적단이 하는 주사위 게임 장면에서
긴장감은 넘치는데 룰을 모르니 하나도 상황을 이해할 수 없던 경험이 있던 사람 손.
그런 사람들을 위해 오늘 고대의 미스터리를 밝혀내고자 한다.
게임의 이름은 Liar's DIce 구라쟁이의 주사위로
남미에서 유래되어 해적 주사위라고도 불렸던 오랜 역사를 지닌 게임이다.
해적들이 즐기던 게임답게 기본 준비물은 간단해서 개인당 주사위 5개와 컵 하나.
플레이어들은 주사위가 든 컵을 흔들어 테이블에 엎어놓는다.
일단 플레이어는 자신의 컵 안에 든 주사위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남의 컵 안에 있는 주사위는 확인할 수 없다.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쫄리면 뒤지시던지식의 블러핑 게임이 바로 이 게임의 룰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하느냐. 전체 주사위의 눈금을 추측하며 배팅을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이 배팅을 하면 그 옆 사람이 배팅을 하는 식으로 돌아가며 진행된다.
배팅에서 순서가 돌아갈때마다 주사위의 눈금 수는 자유롭게 바꿀 수 있지만, 주사위의 갯수는 계속 커져야만 한다.
예를 들어 （눈금）-（갯수）라고 한다면
3-2개, 5-3개, 4-4개, 2-5개 이런 식으로는 가능하지만
3-2개, 5-3개, 4-4개, 2-2개 이런 식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이렇게 서로 간을 보면서 배팅의 숫자가 계속 올라가다가
어느 순간 저 새끼가 말도 안되는 숫자를 배팅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Liar（이 구라쟁이）!" 를 외칠 수 있다.
그 순간 게임은 멈추고 모두가 주사위를 공개한다.
만약 3주사위가 9개다!를 배팅한 새끼한테 내가 "구라쟁이!"를 시전했다. 그러고 주사위를 확인해보니
3가 9개보다 적으면 그 배팅한 새끼가 주사위 하나를 빼서 테이블 중앙에 놓아야하며
3가 9개이거나 많으면 내가 주사위 하나를 빼서 테이블 중앙에 놓아야한다.
원낙 오래된 게임이라 곳곳바다 패배 룰이 좀 다르다보니
영화에서는 한판으로 끝내는 개씹해적남자식 룰이라서 주사위를 빼서 계속하지 않고 그냥 지는거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1은 배팅을 할 수 없는 주사위 눈금이라는 점.
그리고 1은 주사위를 오픈했을 때 눈금 6으로 카운트한다는 점에서 큰 변수가 된다.
결국 이 게임은 자신의 주사위만을 확인할 수 있는 조건에서
다른 주사위가 얼마나 있을지를 예측하고 저 새끼가 블러핑을 하는지 아닌지를 알아내는 심리게임이다.
사실 모든 게임이 그러듯 설명보다 실제 해보는게 쉽다.
영화로 돌아가보자.
일단 중간에 모두가 확인한 주사위는 이렇다.
데비 존스: 5-4개, 4-1개
윌 터너: 5-3개, 2-1개, 1-1개
빌 부스트랩 터너: 3-2개, 2-3개
즉 총 5-7개. 4-1개. 2-4개. 1-1개.
여기서 처음에 부스트랩은 2-3개에 걸며 판을 시작한다.
데비 존스는 4-4개.
윌 터너는 4-5개.
다음에 부스트랩은 3-6개.
자신의 주사위를 다시 슬쩍확인한 데비존스는 대충 돌아가는 판을 파악한 뒤 5-7개라는 승부를 건다.
윌은 여기서 5-8개이라며 받아친다. 데비 존스는 뻔한 소극적 블러핑임을 파악하고 조소한다.
이제 룰을 파악한 사람은 막판에 5-12개를 배팅한 부스트랩이 얼마나 씹무리수를 던졌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데비 존스 입장에선 이미 자기가 5-4개를 갖고 있는데
윌이나 부스트랩이 8개를 가지고 있을 확률은 장난 아니게 적으니까.
게다가 방금까지 그렇게 소극적으로 배팅했던 새끼들이 저렇게 많이 있을리가 없으니
당연히 데비존스는 "구라쟁이!"를 외치고 부스트랩의 패배를 확인한다.
물론 저건 부스트랩이 일부러 무리수를 던진 것이다. 자기 아들이 질 각이였으니까.
이제 룰을 알았으니 서로의 수명을 걸고 즐겁고 건강한 해적주사위 게임을 해보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