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에 결혼식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자신의 부모님에게 아직 결혼하는 남자 얼굴을 못 보여 줬다고 말했다.

"뭐지?" 싶었다. 작년에도 나랑 상견례전에 결혼식장부터 잡았다가 결혼 파토났는데 똑같은 실수를 또 하네?

그래도 나보다 그 남자랑 오래 사귀고 있고 식장까지 잡았으면 그냥 끝까지 가면 되는거지 왜 자꾸 연락하냐.

저번에도 너네 어머님 핸드폰으로 연락했던거 다 알고있는데 그렇게 나한테 관심 쏟는거 상대방 남자가 알면 얼마나

실례인지 아느냐? 나는 너가 다른 남자랑 결혼해서 행복하면 그걸로 족하니 상대방에게 집중하라고 했다.

그냥 울기만 한다. "어디 강제로 끌려가서 결혼하냐?" 물었는데 계속 운다.

상대방 남자랑 계속 결혼전에 돈 관리를 어떻게 할 건지 문제로 싸우는데 힘들다고 답했다.

같이 그 남자랑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설 연휴에 남자 가족들까지 만났으면 끝난거지 뭔 개소리냐고 답하니

다른 여자가 너 채가면 너무 배아플거 같다고 동문서답을 하길래 제발 결혼 끝까지 성공해라 하고 끊었다.

내심 통쾌하면서도 좀 씁쓸했다. "재는 그래도 데려가려는 남자라도 있는데 나는 뭐하고 있는거지? 하고 말이다.

2월 1주에 부서 이동을 하고 친하신 선배님이 얼떨결에 소개해주신 동갑 여성분을 소개 받아서 오늘까지 약 4번을 만났다.

이상하게 첫눈에 반한 전 약혼녀와는 달리 소개를 통해 만난 인연이라 그런지 굉장히 집착없이 침착하게 소통을 이어 나갔던거 같다.

카톡 받는 주기가 좀 답답하긴 했지만 괜히 오버해서 그르칠까봐 약속일정 잡기, 아침/저녁인사만하고 별 말은 하지 않았다.

취향/성향이 어느정도 맞고 상대방도 약속 거절없이 재깍재깍 잘 일정을 잡길래 오늘 큰맘먹고 진지하게 만났으면 좋겠다고 고백을 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놀랬다고 하면서 "아직 연애할 준비가 안됐다." 라고 하며 정중히 거절을 했는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평온했다.

평소에 적극적으로 표현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작년동안 그렇게 원했던 이성과의 만남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서 그런지 참 신기했다. 

주변 지인들은 조금 성급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고 말하긴 했는데, 후회는 안한다. 장기전으로 갔으면 분명히 상대방 본심도

모르는데 내가 이렇게 만나는게 맞는건가 심각하게 속만 태웠을테니까. 오히려 첫소개팅에서 애프터를 거절 안하고 4번이나 

만나면서 할말 다하고 같이 시간 보내준 여성분께 감사할 따름이다.

덕분에 전 약혼녀  생각을 거의 잊을 수 있었다.

가족들이 친척을 통해서 봐온 올해 사주, 타로점 보면 올해 내가 연애운이 없다고 내년을 기약하라고 한다.

화가 너무 나서 안그래도 작년부터 운동/공부/독서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한테 그런 재수없는 소리를 하냐고 대판 싸웠다.

전 약혼녀는 비록 이혼남이라는 똥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고 있긴하지만 그래도 분한건 어쩔수 없다. 저쪽은 그래도 날씨 좋을때

어디선가 기념일마다 휴일마다 여행이라도 다니면서 좋은 추억을 쌓고있을테니까.

지인들은 왜 저딴 쓰레기랑 너를 비교하냐고 말해주지만, '그 쓰레기는 적어도 결혼하려고 안간힘을쓰는 이성이 있으니까' 

멀쩡한 나는 왜 관심, 호감도 안보이는 이성이 안생기는건지 더 자괴감이 드니까. 

어디가 문제인지도 해결점을 못찾고 있으니까 짜증만 난다.

올해 2025년 첫번째 인연버스는 이렇게 떠나 보냈다. 다음 버스가 언제 올지 너무 막막하긴 하다.

솔직히 6월안에 애인 못만들면 벽에다 빨간글씨로 부모님 전 약혼녀 원망한다고 크게 써놓고 콱 죽어버릴까 생각도 했다.

남자반 여자반이라는 대한민국땅에서 나한테 관심을 주고 서로 사랑해주는 사람 찾기가 이렇게 힘들줄은 몰랐다.

도대체 뭘 해야 나에게 관심을 주고 사랑해주는 사람 찾을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써는 그냥 이거 하나밖에 모르겠다.

[그냥 나중에 정말 사랑하는 사람 만났을때, 나와 상대방이 서로 밑바닥인 모습을 보이더라도 내가 더 열심히 운동하고 독서는 해놓아야 그사람 붙잡고 정신차리라고, 내가 옆에서 부축해줄테니까 힘내라고 할 수 있으니까]

암만 다들 나에게 올해 연애운 없다고 말하지만, 그냥.... 올해 안에 좋은 인연이 와서 내년에 행복한 가정 꾸리고 싶다.

누군가에겐 별거 아닌 소망이겠지만, 나에게는 진짜 이게 너무 간절한 소망이라 결혼식장 들어가면 너무 눈물흘릴거 같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