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자에 올렸다가 게시판과 제 글 성향이 안맞는거 같아 여기에다 재등록합니다.

우선 텍스트 압박 스크롤 압박? 먼저 죄송합니다.
형편없는 글 솜씨도 우선 죄송합니다.

평생 눈팅만 하고 살줄 알았는데
마음이 너무 싱숭생숭해서 술 먹으며 지인들에게 이야기해봤자 건강만 상할 거 같고
그렇다고 무시하고 넘어가자니 혼자 기분에 휩싸일 거 같아서
여기에다 하소연하면 그나마 이 기분이 해소가 되지 않을까 싶어 작성합니다.

19년부터 24년까지 제 나이 27살부터 32살까지 5년 만난 동갑 전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오늘 부랄친구들에게 들었습니다.

물론 저도 혼자 지내진 않고 이번 연도에 지인 소개로 헤어지고 나서 1년 쉬고
이제 막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긴 지 50일 조금 넘었네요.

불알친구 녀석들한테도 이미 전 여자친구는 나한테 죽은 사람이라고 하며 언급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기니 슬슬 근황을 전달하더라고요 그렇게 알게 됐습니다.

첫 소식을 접하고 기분이 좋다 안 좋다를 떠나서 무슨 기분인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우선 기분이 안 좋다는 생각을 부정하는 이유는 전 여자친구와는 정말 최악으로 헤어졌습니다.
서로 차단은 물론이고 웬만한 겹치는 지인들도 각자 최측근들인 분들도 전부 차단했고
그만큼 서로 최선을 다했고 좋고 나쁜 걸 다 경험한 지라 미련 없이 헤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만나는 여자친구는 전 여자친구와 완전 정반대의 사람이네요

고등학생 때 소개팅으로 잠깐 만나서 철없던 시절 저의 잠수 이별을 통해 안 좋게 헤어지고 나서
각자 삶을 살다 우연치 않은 계기로 다시 만나 ‘아직도 잠수이별하며 만나냐’라는 도발에
‘이제는 그렇지 않다 만나보면 알지 않겠냐’로 시작하여 참 오래도 만났습니다.

오기로 시작해서 기대치가 낮아서였던 걸까요? 서로의 삶을 보내며 바뀐 모습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배울 점도 많고 웃음 코드도 맞고 성격이 완전 저랑 똑같기도 하고 해서
정말 많이 자주 만났습니다 일주일 중 7일 다 만난 적도 많고 주말은 항상 함께였고
주변 사람들은 항상 저희를 부러워했습니다. 서로 술도 좋아했고요

나름 인플루언서’였던 전 여자친구 덕 분에 화장품은 연애하는 동안 사서 써본 적 없고
여행도 전국 방방곡곡 슈퍼 P였던 전 여자친구와 저는 무작정 강원도로 출발해서 가는 길에 숙소 잡고
계획 없이 간 여행 치고 항상 아름다운 날씨에 주변 관광지 맛집이 있었고 즐거웠습니다.

2년 차에는 결혼 생각까지 하면서 부족했던 경제관념을 채웠고 명절에 부모님 선물도
챙겨드리며 가족여행도 함께하는 사이였습니다. 서로의 지인들은 저희의 이런 모습들을 보고
항상 언제 결혼하냐 물어보고 종종 부럽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결혼 준비도 하고 있었고요.
야구 경기도 전 여자친구 부모님 덕분에 첫 경험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다니고 있네요

그렇지만 좋았던 만큼 안좋았던 부분도 너무 많았습니다.

화나면 무턱대고 자리부터 박차고 나가는 모습.
주위 사람들 신경 안 쓰고 있는 그대로 화내는 모습.
다 같이 커플 여행 간 자리에 혼자만 뒤처리 안 하려고 하는 모습
툭하면 헤어지자고 협박처럼 말하는 모습.
어느 새부터 잘못에 대해 인정 안 하고 남 탓만 하려는 모습.
접대 바 운영하는 자기 친구 등 제 기준 질이 나빠 보이는 친구와 선 없이 지내는 모습
그리고 남사친들과의 유대관계를 끊어내기 힘들어하는 모습
점점 술 먹고 나오는 욕설과 그 이유를 나에게 찾으려는 모습

심지어 자기가 화내고 욕 해놓고 진정시키고 대화하려고 붙잡으면 신고를 하더라고요
이것 때문에 자기성찰 정말 많이 했습니다. 내가 뉴스에 나오는 데이트 폭력 범인가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제 자초지종은 요즘 사회에서 득 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어느 때부턴 제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그랬습니다.

아무튼 말한 것처럼 좋았던 경험 때문에 많은 걸 참았고 배려하고 바꾸길 기다리고 이야기하고 했습니다.
전 여자친구도 마찬가지였겠죠 당연히 일방적인 이유는 없을 테니까..
저 역시도 상당히 보수적이고 꼰대라 인싸였던 전 여자친구도 모든 걸 바꾸고 맞춰주기에는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그러다 해외여행 가기로 하고 여행 출발 전 주 마지막으로 싸우고 헤어졌습니다.
술 먹고 일정 이야기하다 말다툼이 생겨 전 여자친구가 욕하고 박차고 나서 제가 붙잡지 않고
집 가는 길에 연락 오는 거 아예 씹고 집 가서 연락했더니 적반하장으로 끝까지 사과 없이
저보고 질타하길래 그걸로 끝냈습니다.

헤어지고 나서 정말로 5년 시간이 너무 아까웠고 헤어지고 나니 32살에 몸과 얼굴은 아저씨가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1년 동안 독을 품고 다이어트와 관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 여자친구 만났고요.

전 여자친구는 저랑 헤어지고 한 달도 안 돼서 남자친구가 생겼습니다. 네 맞아요 지금 결혼하는 남자친구요
남자친구가 생겼단 사실은 정말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남자친구가 불쌍하다 생각했어요

근대 결혼한다고 하는데 기분이 왜 이러는 걸까요? 그립 지도 않고 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응원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기분이 이상합니다. 너무 오래 만난 사람이기에 그럴까요?
저는 아직도 전 여자친구에 대해 혐오 수준으로 부정적인 생각입니다.
아니면 이게 너 같은 사람이 어떻게 결혼을 하냐는 생각의 분노일까요?

지금 만나는 여자친구한테 미안한 생각이 너무 드네요
하소연 한번 길게 해봤습니다. 불알친구 놈들 장난이라고 이야기한 건 알지만
두 번 다 시 죽었던 살았던 애를 낳던 뭐든 알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해야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