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봤던 우울증 진단 항목 중에 그게 있더라고.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가' 라는 항목.

전쟁 뉴스 중에 어떤 사람이 어떻게 죽었다더라, 하는 대목을 보면 예전에는 그 사람이 불쌍하다, 저 살인마 놈도 똑같이 죽어라, 뭐 이런 생각 했는데 요즘은

'저렇게 죽으면 많이 아프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듬.

아무렇지 않게 봤던 영화나 만화같은 거에서 캐릭터가 죽는 장면이 나오면

'저런건 고통스러우려나? 좀 고통 없이 가는 법 없나?' 멍하니 이런 생각을 함.

이 세상 죽음에 감정 이입을 하고,
이 세상 모든 죽음에 고통의 여부를 따지고 있더라고. 그 와중에. 고통 받을 없이 훅 가는 걸 원해서.

요즘 별로 좋은 기분이 아니긴 했지만 예전에 하던 우울증 자가진단지를 문득 생각하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이거 전조인가, 진행 중인가?

예전에도 종종 우울한 기분을 느끼긴 했지만 그래도 그 때는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 살면서 그 이유를 찾아보자'라는 식으로 생각했음.

그 때보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난 그 이유를 찾았나, 하다못해 그 찾을 의지가 존재는 하나?

부모님한테 이런 일 하소연하는 것도 솔직히 마음아픈 일이고 또래 친구는 없고.

그래도 마음 편히 낄낄거리는 건 웃대 뿐이라 글 올림.

답은 나와있는 거 같긴 하지만 말야 하하. 걍 넋두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