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친구들 하고 제주도 함덕으로 여행계획을 잡고 펜션이나 좀 괜찮은 숙소로 잡으려고 알아보는데,
친구 한명이 싸게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고, 세이브 한 돈으로 비싼거 사먹자고 해서 오 괜찮은데 하고 싼가격에 3인실 예약함.
근데 게하 가자던 그놈이 일 있다고 취소함. 2달전에 비행기표랑 숙소 다 예약한거라 아까워서 2명이서 가기로 하고 출발함.
2박 3일이었는데
첫날은 체크인하고 오후 11시까지 제주도 사는 친구랑 3명이서 술 한잔 하다가 와서 슥 들어오는데
여행 마치고 온 여행객들이 모여서 술한잔 하고 있었음
（숙소 방안에서 취식금지라서 주인분이 마련한 조그마한 방 나무식탁 하고 의자가 있음）.
근데 11시 30분 소등이라서 대충 씻고 잠.
둘쨰날은 오후 10시에 들어왔는데, 3인실에 새로 오신분이 온도를 22도로 맞춰놔서 너무 추웠음.
에어컨 리모컨이 공용인데다가 술마시는 공간에 있고 남자 5분 여자 3분이서 맥주 한잔 중이어서 쭈뼛쭈뼛 가서 문열고
안녕하세요. 하고 에어컨 리모컨 부스럭 거리면서 찾은 후에 나가려고 고개를 돌리는데
8명 전부가 먹잇감을 노리는 야수의 눈빛으로 나를 쳐다봄.
나도 모르게 말 더듬으면서 아 방 오..온도가 너무 높아서.. 나. 낮추려고 이러고있는데
의자꺼내면서 여기 앉으세요.. 해서 얼떨결에 앉고,
또 맥주 마시시죠? 물어봐서 아 예.. 하니까 하나 갖다주고
밖에서 담배피던 친구도 잡혀옴.
나이부터 웃대에서 글로만 보던 mbti가 뭔가요? 라는 질문도 받아보고 식은땀 흘리다가 intp요 하고 되물었는데 e어쩌고 대답 해주더라.
서로 친해보이길래 다들 아시는분인가요 물어봤더니 다들 처음본다는거임.. 인싸는 역시...
옆에 한분이 혼자 왔다길래 눈치없이 어쩌다 혼자오셨어요? 질문 날렸는데
8명중 4명이 혼자 오셔서 갑분싸 만들고 사과하고..
서로 닮은꼴 얘기하다가 맥주 주신분 눈이 커서 아 개구리 왕눈이 아로미 닮았어요 할뻔했는데, 다행히 다른분이 조보아씨로
얘기해주셔서 맞장구 치면서 속으로 안도의 한숨 쉼..
고작 1시간 언저리 대화였는데 여행 중 제일 힘든 순간이었음.
소등시간 되어서 뒷정리하고 자기전에 피부가 너무좋아서 또래인줄 알았는데 40대 초반이셨던 형님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음.
내가 아 인싸들은 대단한데요 하고 얘기 꺼냈는데,
그 형님이 한 말이 기억에 남음.
다 인싸들 같아보여요? 저중의 반은 여행와서 용기내서 더 밝게 행동하고 있을껄요? 어떻게 다 인싸 겠어요?
이러는데 납득함.
그리고 나는 여행을 무계획으로 막다닌다고 했더니
여자친구 생기면 다 계획적으로 짜게 돼있어요 하시더라..
내가 여친없는 모솔인건 어떻게 아셨지. 티가 많이났나. 나 서른두살인데 ㅠㅠ
웃자에 파티 게스트하우스 글보고 생각나서 적어봄.
나처럼 소심한 스타일이면 소등시간 있는 조그마한 게스트하우스 가는 것도 좋을듯.
여행끝나면 맥주랑 안주거리 사오고 나처럼 눈치없이 맨손으로와서 얻어먹지말고..
근데 통성명은 없이 나이만 서로 얘기하고 대화하는게 엄청 신기했음.
20대 분들이 놀러가면 좋은 추억쌓고 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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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소리야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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