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0-08-28 19: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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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은아무도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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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계의 행보에 이제는 분노를 느낍니다. 많은 국민들이 코로나로 인해 생활 유지가 힘겨운 상황에서, 조금도 이웃에 대한 배려가 없는 행태에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제 자신이 분노를 느끼는 것이 온당한 감정인지 조차 혼란스럽습니다. 분노마저도 유혹은 아닌지 고민이 들고 있습니다.
얼마전 대통령과 종교 지도자들의 만남에 대한 보도를 보면서,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최소한 반성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 기대했던 것이 착각이었습니다. 심지어 정부의 제안은 개신교 예배를 전면 부정하거나 금지하는 것이 아니며, 방법론적으로 대면 집회에 대한 대체를 요구한 것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에 떠도는 각종 거짓 정보들은 예배 자체를 금지한다는 식으로 날조와 선동이 이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종교 지도자들이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내용들도 뻔뻔함의 극치에 달하고 있습니다.
저는 프로테스탄트를 형제적 종교로써 끊임없이 교육받고 인식해 왔었고, 그들이 잘못된 근거와 날조로 일방적으로 가톨릭을 비방할 때에도 분노를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 자기애가 건강한 사람이 미움과 시기로부터 자유로울수 있듯이, 제 뿌리에 대한 자부심과 이해 덕분에, 개신교의 행패에 대해 결코 불쾌함을 느낀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신천지를 비롯한 그릇된 종교 집단의 행보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에 대한 형제적 인식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신앙을 자기 집단의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며 장사를 해먹는 장사치들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 모든 사태의 근본 원인이 결국 '돈'이라는 것은 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많은 종교인들이 종교를 삶의 한 부분이 아닌, 자신의 삶 전체로 여기고 세속을 떠나 출가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세속적인 생활과 삶으로는 이어나갈 수 없는 영속적인 가치들을 수호하기를 자처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또한 우리 신부들은 신앙인으로서 주님에 대한 확신을 지니고 있기에, 우리가 성직자로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떠올리게 된 것을 주님의 부르심（소명）으로 믿어 의심치 않고, 사회적으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포기하며 이 길을 나섰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기술을 배우고 돈을 벌며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을 시간과 모든 기회를 포기하고, 연애와 여행등 자유를 누릴 선택의 기회조차 감수하고 각오하며 더 기쁜 마음으로 독신의 고독과 정적인 삶을 자신의 의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 이유는 나를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닌 나를 버리고 모든 자유와 의지마저 내가 섬기고 찬미하는 분을 위해, 그리고 이웃을 위해 바치리라는 마음으로 그리한 것입니다. 그렇게 서품을 받고 얻은 결과라고는 교회법에 의한 부동산과 같은 사유재산의 소유 금지와 이미 주님께 봉헌되었기에 평생 결혼할 수 없는 독신의 삶이 전부입니다. 그러나 우리 신부들은 매우 행복하고 기쁩니다. 우리의 기쁨과 행복은 세상적 가치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얻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닌, 주님을 위해 나를 버리는 기쁨으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인간적으로 우리 신부들이 더욱 특출나거나 훨씬 윤리적이거나 한 것은 결코 없습니다. 만일 일반 분들이 이런 보잘것 없는 우리 종교인들을 존중해 주신다면, 그것은 우리가 잘나서가 아니라 우리의 각오와 믿음, 모든 것을 투신하는 삶의 선택에 대한 존중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겸손해져야만 합니다. 제가 느끼는 것을 개신교 지도자분들에게 강요하거나, 당연시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무리 생각이 다르고 관점과 기준이 다르다 한들, 결국 봉사와 희생을 위해, 그리고 내가 섬기고 따르는 분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종교인이 된 것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목사님들. 예배가 무엇입니까? 그것의 본질은 하느님을 섬기기 위한 거룩한 의식 아닙니까? 우리의 미사도 본질은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의 재현입니다. 그것은 그 자체로 신성한 것으로 여겨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그것을 신성하게 다루고 지키려 하지 않는다면, 과연 세상 사회의 그 어떤 사람들이 우리의 신앙을 존중해 주겠습니까? 왜 그리스도를 정치에 이용합니까? 집단과 개인의 사욕을 위해 예배를 강행하는 것입니까? 이야말로 성전에서 희생제물을 판매하던 잡상인들의 행태 아닙니까? 더군다나 정부는 결코 종교 자체를 탄압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대면으로 예배를 하면 안되는 것입니까? 어차피 예배의 주인은 주님 아니십니까? 그분의 성령이 채워주시지 않는다면 인간이 아무리 흉내를 내고 소리를 내고 성경을 읽고 경문을 외운다 한들 빈 껍데기에 불과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왜 당신들이 예배의 주인이 되려 하십니까? 당신들이 주인이 되는 순간 그것은 신성함을 잃습니다. 인간적인 행사에 불과합니다. 예배의 의미가 없습니다. 주님에 대한 찬미와 감사가 없이 교인들을 혹세무민하고 헌금을 걷는데 혈안이 된 예배는 거짓된 사기극에 불과합니다. 내가 조금 강하게 말하는 것은 결코 목사들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분파는 달라도 같은 본질을 추구하는 형제로서 너무나 안타까움을 느끼기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하긴 이렇게 하소연한다고 목사님들이 여기를 보지는 않겠지요. 술을 마신것도 아닌데 글을 쓰다보니 제가 너무 무겁게 감정을 이입한 것 같습니다.
이젠 저도 일부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의 한국 개신교 목사들은 순교자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된 순교입니다. 순교도 아닙니다. 마치 정부의 강제적 집행과 종교적 탄압에 맞서 신앙을 수호하는 듯 연기를 하지만, 애초에 탄압은 없었으며 이웃 사랑을 저버린 당신네들의 행보는 행패에 불과합니다. 순교자의 이름을 더럽히지 마십시오. 마치 대면 예배 강행을 엄청난 각오인것 처럼 포장하지 마십시오. 대면 예배에 대한 강행을 각오하는 당신들의 의지에는 아무런 이웃사회를 위한 희생의 각오도 보이지 않으며, 거룩함도 보이지 않습니다. 육화의 신비가 무엇입니까? 말씀이 사람이 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로마인들을 멸망시키기 위해 그리스도가 세상에 내려오셨습니까? 아닙니다. 하느님이신 그리스도는 죄인들을 용서하시고 당신이 대신 희생하시려 내려오셨습니다. 지금 하느님의 뜻이 무엇이겠습니까?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하나되어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사랑의 결속 안에서 우리를 도우시는 것이 그분의 뜻인데, 왜 주님의 뜻에 협조해 드리지는 못할 망정, 그분의 뜻을 거슬러 자신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할 뿐입니다. 당장 코로나로 죽어가는 사람이 있는데 주님의 뜻은 무엇이겠습니까? 거룩함이 없는, 주님을 섬기지 않는 헌금수금만을 위한 예배입니까? 아니면 사랑을 실천하는 이방인 사마리아인과 같은 행동입니까? 왜 성전 예배에 꼬박 참여하며 고상한 삶을 영위했던 유다인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아닌, 성전에는 들어가 본 적도 없는 천대받던 가난한 이들과 이방인, 여성과 죄인들에게 천국문이 너희에게 열려있다 말씀하셨는지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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