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고 있는건지, 아니면 가위에 눌린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나는 아직도 꿈 속을 헤매고 있는건지. 눈을 뜨고 있지만 여전히 몽롱했던 나는, 지끈대는 머리를 부여잡고 벽을 짚으며 일어섰다. 벽지를 타고 오르는 소리가 탁, 탁 하며 짤막하게 울려 퍼졌다. 그 파열음은 온 몸을 간지럽히듯 귓가를 맴돌며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나는 술기운인지 잠결인지 알 수 없었던 정신을 이기지 못했고, 다시 벽을 짚으며 천천히 바닥으로 쓰러졌다. 손바닥에 흐르는 차갑고 매끄러운 느낌이 조금 더 간결하게 다가왔다. 무얼 했는지, 무얼 했길래 이렇게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기억은 왜 나지 않는지. 술기운은 나를 계속해서 혼란스럽게 했다. 무엇이 현실이고 어디부터가 꿈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자리에 어푸러져 고개를 숙인 나는, 다시 꿈인듯 꿈같지 않은 기억을 떠올렸다. 꿈속에서 나는 늦가을의 추위를 느끼고 있었다. 살갗이 에는 듯 세찬 바람에 옷을 두껍게 동여매고 있었고, 입고있던 갈색 코트는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