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즈음. 떠밀려 나오듯 모텔을 벗어난 제하는 쉽게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주춤대며 몇 번이나 모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제하는 선영에게 문자를 찍어 보냈다.
- 조금 있다 보자.
제하는 생각들을 떨쳐버리며 좁은 모텔 골목을 빠져 나왔다.
인사동에서 선영을 만나기로 했다. 택시를 타기 위해 멈춰 선 대로변에 햇빛이 떨어졌다. 아스팔트바닥에서 개미 한 마리가 신발 위로 오르락내리락할 때, 가벼운 바람이 살짝 불었다.
창문을 내렸을 때 도로 위의 후끈한 열기가 다가왔다.
“많이 막히네요.”
“그러게요. 지금 막힐 시간이 아닌데. 사고라도 났나 보네요. 많이 바쁘세요?”
“아닙니다.”
제하는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서 잠깐 눈을 감았다.
“손님.”
“아, 죄송합니다.”
지갑을 꺼냈을 때, 어째서인지 신분증이 보이지 않았다. 택시 기사의 의심스런 눈초리가 느껴졌다.
“카드도 되요.”
“여기 분명히 뒀는데...”
“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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