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상의 법칙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세상은 이미 모두 정해져있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다.
인간은 자유를 버리고
나의 불행이 사실 모두 신의 안배였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스피노자씨는 말했다.
내일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그건 미래에 대한 의지도 삶의 방향도 아닌.
세계가 멸망하는 순간까지도, 인간은 인간게 주어진 '사과나무를 심는 일'을 벗어날 수 없다는 우울한 믿음이었다.
그렇기에 스피노자씨는 몸으로 저항하는 대신.
세상의 멸망에 눈물 흘리는 대신.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마음을 열고 이성을 열어.
세상의 흐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과나무를 심어야 하는 대신.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하는 순간.
인간은 자유로워 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게 내 책상 위에서.
스피노자씨는 죽어서도 그만의 자유로 숨쉬고 있었다.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