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3년 4월 1일, 로런트, 에뉘스.
흙벽의 일부분이 무너졌다. 벽을 파고 들어온 나뭇가지는 소심하게 들썩이더니 이내 다시 들어왔던 구멍으로 빠져나갔다. 잠깐 시간을 두고 이번에는 사람의 눈이 구멍에 비쳤다. 구멍 너머를 내다보는 눈은 이리저리 구르고 나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고 곧 사람 한 명이 뛰어들었다.
지아나 드로스토바 병장은 참호 안을 신경질적으로 두리번거렸다. 그녀는 조심스러운 걸음걸이로 주변을 구석구석 살폈다. 곳곳에 흩어진 시체를 하나씩 전부 건드려보고, 참호 바닥에 생긴 웅덩이들을 전부 놓치지 않고 조사했다. 그렇게 주변의 수상한 곳은 전부 확인한 그녀는 주머니에서 캐스터네츠 비슷한 물건을 꺼내 언덕 아래쪽으로 똑딱거리는 소리를 냈다.
건너편에서 같은 소리가 들려왔고, 이에 드로스토바 병장은 얼굴의 긴장을 살짝 풀었다. 떨리던 몸을 진정시키고, 안도의 숨을 뱉으며 참호에 기대앉았다. 그녀는 왼팔을 앞으로 세워들고 오른손으로 소매를 비비며 군복과 살갗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