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하다. 피곤하다. 갖가지 부정적인 생각들이 처리해야 할 업무들 앞에서 부대끼고 있었다. 힐끔 시계를 보았다. 오후 2시.
”지금부터 쉬지 않고 한다면...“
잘 하면 6시 정시퇴근도 노려 볼 만 할 것이다.
”그래도 엄두가 안 나는 양이긴 하네...“
그렇게 한숨을 내쉴 때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눈 온다!“
오후 6시 10분. 결국 나는 혼신의 힘을 다 해 업무를 처리해 정시퇴근을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온 몸에 진이란 진은 다 빠져서 길바닥에라도 쓰러지고 싶은 기분이었다.
퇴근길에는 이미 낮에 온 눈들이 쌓여 옅게 층을 이루고 있었다. 지금이 12월 중순이니 그리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적절할 때 온 눈이라 할 수 있었다. 다만 나같이 빨리 집에 돌아가서 쉬고 싶은 직장인에게 눈이란 교통혼잡을 유발해 평소보다 더 늦은 귀가조치를 시키는 주범일 뿐이었다. 이제는 아이나 강아지처럼 눈 온다고 마냥 좋아할 때는 너무 오래전에 지나가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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