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필요할까? 하고 생각했던 물건을 충동적으로 주문했다. 하지만 막상 택배가 도착하니 열어보기 망설여졌다.
한 번 열면 환불이 안되고 구매자 변심으로 인한 교환도 불가능하다는 판매처의 까다로운 규정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저 충동적으로 구매한 물건이 마음에 들까? 하는 걱정이 주된 이유였다. 얼른 환불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내키지도 않고 귀찮았다.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택배상자가 어질러진 방과 꽤 어울렸다. 이미 다른 상자들도 꽤 많았기 때문에 별로 도드라지지 않았다. 수신자 라벨이 그대로 붙어있지 않았다면 아마 영영 신경 쓸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이 방을 본다면 분명 청소 좀 하라고 잔소리를 할 테지만 '이 속에도 질서가 있으며, 난 충분히 그 질서를 통제하고 있다!' 라고 말할 자신이 있었다.
무심코 시계를 보니 오후 4시를 지나고 있었다. 늘 그렇듯 거리로 나갔다.
항상 하는 산책이었지만 영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방에 박혀서 늘어져있고 싶었지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