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이 세상이 다른 세상과 부딪히기라도 한 듯 커다란 굉음이 소년 주위의 공간을 채운다. 애매하게 가슴 언저리까지 올라간 두 손바닥을 하늘을 향해 펼친 채, 소년은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굉음에 울리는 진동이 소년을 뒤흔들었고 온몸에 흐르는 식은땀이 소년의 교련복을 적시고 있었다.
희미한 어스름이 남아 있는 검은 하늘 아래, 아무렇게나 자란 풀들 사이에 뻗은 작은 길 위를 소년이 걷고 있었다. 자신이 어째서 이 길 위에 서 있었는지 소년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나’라는 혼잣말을 되풀이할 뿐. 봄 날씨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찬 바람이 소년의 목덜미를 스쳐 지나갔고 불어오는 바람에 식은땀으로 젖은 옷이 마르는 탓에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고 소년은 생각했다.
묵묵히 길을 걷던 소년은 사라진 기억을 더듬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가위로 잘라낸 듯 말끔하게 사라진 기억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라는 형, 누나들의 말을 듣고 서둘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