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추적대며 내리는 빗줄기에 눈을 떴다. 분명 몇 초 정도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6시간이 흘러있었다. 손목시계를 보니 오전 7시였다. 비구름에 햇빛이 가려 바깥은 밤처럼
어두웠다. 난 아직도 단잠에 빠져있던 박사를 흔들어 깨웠다. 그녀는 비몽사몽 눈 그늘을
긁적이며 몸을 일으켰다.
우리는 말없이 아침을 먹었다. 이번 메뉴도 맛대가리 없는 전투식량과 미지근해진 물이었다.
제길, 쇠를 씹는 느낌이었다. 박사는 고기한 점 들지 않은 그것을 맛이라도 있는 양 잘도
먹어댔다.
“위치는 변함없네요.”
그녀는 PDA를 확인하며 말했다.
“그래도 한곳에 오래 머물진 않을 거다. 최대한 빠르게 따라잡아야겠지.”
조촐한 식사를 마치고 짐을 꾸렸다. 출발하려던 찰나 진동이 느껴졌다. 하늘? 아니다. 육중한
바퀴가 대지를 가르는 소음이었다. 곧장 라르헤 박사를 내 뒤쪽의 벽으로 밀착시키고 깨진
유리창 사이로 시선을 흘렸다. 족히 10m는 되어 보이는 컨테이너 하나가 지나갔다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