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눈송이들이 편편히 쌓여갔다. 발길이 닿지 않던 길 위엔 지친 이들이 족적을 남기며 무수히 뒤따랐다. 나는 군마 위에 올라 지나오는 거리를 알알이 눈에 담았다.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향수, 그 아련한 감상에 젖어 거니는 길 위에 내 기억을 덧씌웠다.
활기가 넘쳤던 그 광장, 거리 골목. 늘 북적였던 인파도 떠들썩했던 시장도 그리고 함께 거닐던 이들도 이렇게 생생한데… 감았던 눈을 뜨니 휑한 바람만 옷깃을 스칠 뿐이었다. 같은 길 위에 섰건만 이맘때 즈음 귓가를 간질였던 겨울 노래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 사이를 이리저리 헤집던 아이들은 굶주림에 지쳐 폐허가 된 건물 아래 겨우 눈을 피했다. 예전의 활기가 무색하게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그 지독한 괴리감에 힘이 쭉 빠져버릴 것만 같았다.
어째서 전쟁이 일어나야만 했는가. 나는 아직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그 전화에 고통 받는 이들만이 내 눈에 밟혀왔다.
“아이들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