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이었다.
차갑게 흘러 들어오는 흙내음이 마리의 코를 간질였다. 이따금씩 귀를 맴도는 날벌레들의 날갯짓 소리와, 다양한 음색으로 우는 온갖 풀벌레들의 소리가 났다. 아직 얼떨떨한 기분으로 눈앞의 흙을 어루만지고 있을 때, 그녀에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신이 들어?”
“……아르노.”
마리가 고개를 약간 돌려 옆을 보자, 왼쪽 무릎을 꿇어앉고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소년이 그곳에 있었다. 그녀는 소년이 내민 손을 잡고, 이제야 서서히 힘이 돌아오는 두 발로 축축한 땅을 짚었다. 흙이 묻은 옷가지를 본 아르노는 주머니 속에서 손수건을 꺼내 더러운 부분을 가볍게 닦아내기 시작했다.
“같은 자리에 떨어지다니 운이 좋았어. 저번에 이 안에 들어왔을 땐 전부 흩어져 있었거든. 자, 마리. 잠깐 몸 좀 낮춰 줄래?”
마리는 아르노가 하는 말이 그다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적어도 영문 모를 상황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임은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