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한 올의 실이
풀이 돋고 꽃이 피는 봄을 걸으며
번갈며 춤추는 낮과 밤 아래에서
잃어 버린 바늘을 찾네.
- 말라 굳은 이야기 .
노래는 그 끝이 있기에 아름답고, 춤은 그 시작이 있기에 즐겁다.
- 이름 없는 시.
서쪽 하늘을 가늘게 바라보았다. 하늘이 붉은 피를 토하며 검보랏빛으로 죽어 가고 있었다. 하늘도 흑사병에 걸린 모양이었다. 오늘 저녁은 그렇게 보였다. 항상 보던 저녁이었지만 그 모습은 오늘따라 다르게 보였다. 혹시 모른다. 하늘에도 흑사병이 퍼졌을지.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참으로 가관이었다.
언덕 아래의 마을은 시체와 벌레로 춤추고 있었다. 흑사병의 향연이었다. 벌레들이 시체의 구멍을 무대 삼아 노래하고 있었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 때문에 그것은 살아 움직이는 치아들처럼 보였다. 물론 치아로 착각하지는 않았다. 이목구비를 다 뒤덮는 치아는 없으니까. 심하게 부패한 시체들은 온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