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는 사발면과 도시락을 먹으며 바깥 풍경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서로의 몸을 더듬고 있는 한 쌍의 대학생 커플이 지혜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도 못한 채 편의점 앞을 지나쳐 갔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지혜는 크나큰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 자신이 대학생 신분을 가지고 있던 시절을 돌이켜 보면, 떠오르는 것이라곤 늘 부족했던 용돈과 학점에 대한 불만족, 취업 동아리 친구들과 시켜 먹던 양념치킨, 그리고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자신을 차버린 전 남자친구의 얼굴이 전부였다. 어차피 이런 신세밖에 되지 못할 것을, 무엇이 그렇게 걱정이 되고 두려워서 20대 초반의 세월을 그런 식으로 건조하고 재미없게 날려버렸을까 싶은 후회가 밀려왔다. 지혜는 가슴이 아파왔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에서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시간을 보낸 것도 모자라서, 의미를 찾을 만한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이 지혜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지혜를 가슴 아프게 만든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