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로 나와 보민이는 한동안 만나지 못했다. 아니 단둘이서는 만나지 못했다. 학교 동아리 시간에 간혹 보기는 했는데,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는 제대로 말을 걸지도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간혹 문자를 주고받고 세이클럽에서 채팅하는 게 전부였다. 어떻게든 둘이서만 만날 핑곗거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찾지 못했고 2002년을 뜨겁게 만들었던 월드컵이 기말고사 기간과 함께 시작되었다.
월드컵과 기말고사 기간이 겹쳤지만, 시험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잠시 보민이 마저 잊고 친구들과 월드컵을 어디서 어떻게 볼지만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첫 경기였던 폴란드전은 상무 집에서 치킨을 먹으며 보았고, 황선홍의 골에 우리 네 명은 부둥켜 껴안고 즐거워했다. 그 후 미국전은 각자 집에서 보았고, 16강을 결정하는 대망의 포르투갈전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포르투갈전이 이틀 남은 날, 나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디서 월드컵을 볼까 한참 토론을 하고 있었다. 그때 상무가 들뜬 상태로 우리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