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 이후 세 시간이 넘는 전화 덕분인지, 아니면 보민이가 처음으로 나에게 오빠라고 불러줬기 때문인지 우리는 어느새 서로에게 연락하는 게 당연해졌다. 보민이와 나는 매일 문자를 주고받았고 전화는 주말마다 했다. 그 연락속에 아직은 서로 선배, 후배라고 불렀지만, 마음은 선 후배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오빠 동생 사이가 되었다.
나와 보민이가 오빠 동생으로 지내는 동안 어느덧 비가 더위를 덜어주는 계절에서, 비가 추위를 더해주는 계절이 되었다. 수능이 있는 월요일 날, 점심시간에 2학년들 끼리 화학 실에 모여있었다. 수능 날 선배들에게 응원을 가기 위한 조를 짜고 있었는데, 나는 제발 보민이와 같은 조가 되기를 빌었다.
“그럼 동우 선배한테는 상무, 지훈, 문영, 보민이로 하자 다들 괜찮지?”
미애가 제비뽑기로 조를 뽑았고 나는 운이 지지리도 없었는지 또 보민이와 갈라졌다. 들리지 않게 혼자 탄식을 하며 인상을 잠시 찡그렸는데 그때 갑자기 한 줄기 빛이 나에게 내려왔다.
“너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