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침대 위다. 일곱 평 남짓한 조그만 방에는, 열린 나무 창 넘어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창밖으로 부산스러운 사람들의 행렬이 보인다. 어제의 그 시장 길인 듯 했다. 몹시 목이 말랐다. 테이블 위의 주전자에 손은 뻗었지만, 식수인지 뭔지 알 수 없어서 한참을 고민했다. 결국 세수만 하기로 했다.
씻으려는데 물에 반사된 얼굴이 낫설다.
눈에 큼지막하게 든 멍 때문이 아니었다. 그보다 내 이목을 끄는 것은 다른 부분에 있었다.
불그스름한 밝은 갈색 곱슬머리에, 주근깨 가득한 하얀 피부. 거기에 녹색 빛이 감도는 회색 눈동자. 예전의 몸 그대로 이동한 줄 알았더니. 전혀 다른 몸뚱아리가 되어있다.
팔 다리를 살펴보니 예전보다 조금 작아진 것 같다. 어려진 것이려나? 얼굴을 다시 보니 열 다섯 살 정도는 되어 보인다. 사실 백인의 나이는 잘 모른다.
바지는 갈색 멜빵바지에 흰색 셔츠를 입고 있다. 셔츠는 여기저기 색이 바래 누르스름했다. 어제도 이걸 입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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