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의 악마’가 케이를 이곳으로 보낸 지도 벌써 사흘째였다. 아마 악마의 연금술사, 파우스트 카이 파라켈수스의 인생 역사상 가장 공포에 떨었던 때는 바로 이 무저갱에서의 9일이었을 것이다.
첫날 닥쳐온 무한한 추락의 공포는 어린 소년의 몸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 그 안의 모든 것들이 하나도 남김없이 빠지도록 괴롭혔지만 이내 자신도 서서히 빠져나갔고, 날이 가면 갈수록 공허감과 외로움, 그리움이 그 빈자리를 채워나갔다.
이틀째 되던 날, 케이는 절망했다. 무저갱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어둠만이 자신을 빼곡히 둘러싸고 있었고, 이따금 보이는 흙이나 돌멩이, 나무토막 같은 게 눈에 들어왔지만 그것들은 케이의 몸에 전혀 닿지도 않았고 닿는다 한들, 스친다 한들 그가 행복했던 이틀 전으로 돌아가는 데에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다. 그 짧은 몇 시간동안 아빠가 멋지게 나타나 자신을 구해주는 생각도 수도 없이 해 보았지만, 전부 망상에 불과했다. 그런 망상이 이루어질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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