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딱히 무어라고 흠잡을 데 없는 푸른 하늘엔 하얀 비행운들이 이리저리 얽혀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귀를 찢는 듯한 총소리가 여기저기 울려 퍼졌던 시가지는 소강상태에 들어선 것인지 아니면 무자비하기만 하던 러시아 군이 철수라도 했는지 아주 조용했다.
유리의 부사수 안톤은 땀에 찌들어버린 검은색으로 변색된 장갑을 벗어 그것을 부채 삼아 흐르는 땀을 식히고 있었다.
사격을 멈춘 지 벌써 몇 분이 지났지만 총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안 그래도 더운 여름 날을 견디기 힘들게 하고 있었다.
견디기 힘든 습도에 목까지 꽉 조여 잠긴 군복 덕분에 유리는 시원하게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다시 총알이 날아올 것 같아 그저 숨을 죽이며 이마 아래로 흐르는 땀을 닦을 뿐이었다.
부사수 안톤이 어색한 침묵을 깨며 입을 열었다.
"러시아 놈들, 다 죽은 거 아닙니까?"
유리가 피식 웃으며 답했다.
"죽어? 그 자식들은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어. 한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