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 두칸으로 할 수 있는 일]
다리가 저려온다. 등은 이미 식은땀으로 축축해져 있다.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대는 무더운 여름의 공중화장실.
나는 지금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휴지! 휴지가 없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느껴진 신호에 당황해서 근처의 공중화장실에 들어온 것 까지는 좋았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압박감에도 변기의 위생 상태를 살펴보았다. 훌륭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휴지가 있는지 확인까지 마쳤다. 더 할 나위 없었다.
내 인생 중 가장 현명하고 신중했던 순간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지금 내 손에 들려진 것은 달랑 휴지 두 칸이다.
기분 좋게 일을 본 뒤 즐거운 마음으로 톡 하고 잡아당기자 툭 하고 끊어졌다.
그렇다, 내가 일을 벌이기 전 확인했던 휴지의 희고 고운 모습은
휴지가 명을 다하기 전에 사력을 다해 내지른 두 마디의 단말마였던 것이다.
휴지를 움켜 쥔 손이 떨려왔다.
평소부터 얇다고 생각했던 공중화장실의 휴지가 내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