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참말로 언제쯤 결혼할 생각이니?"
발뒤꿈치에 단단하게 박힌 굳은 살이나 뜯으며 물었다. 분주하게 움직이던 딸내미 소리가 멎었다. 딸내미 얼굴은 안 봐도 뻔하다. 난처한 표정을 짓다 이내 베시시 웃을 것이다. "아시잖아요..." 잦아들었던 옷깃 스치던 소리가 다시 분주하게 방을 채운다. 알다마다. 오늘이 벌써 딸아이 마흔다섯번째 생일인데. 그래도
"만나는 남자가 없니?"
물었다. 한두 번 물은 질문이 아니다. 마주칠 때마다 물은 것 같다. 지겹겠지. 사실 딸내미와 대화할 것이 이제는 이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한 공간에 같이 살아도 우리는, 딸내미와 나는 적막 속에서 조용히 살아간다. 해가 늘어날수록 딸내미에 대해 아는 것보단 모르는 게 많아졌다. 밖에서 무얼하는지, 무얼 좋아하는지, 무얼 기피하고,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여가시간엔 무얼하는지, 왜 한 집에 살면서 얼굴 한 번 보질 못하는지.
"없어요"
딸래미 목소리는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은 듯 밝았다. 집이나 정리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