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저녁. 방 청소를 하는데 도토리 만한 크기의 하얀색 털뭉치가 굴러다니는 걸 발견했다. 내 집에 있을만한 게 아니라서 이게 뭔가 싶었지만 금새 정체를 떠올려냈다. 이것은 1년 전 이혼한 전 와이프와 함께 길렀던 하얀색 터키쉬 앙고라 고양이의 털뭉치다. 이혼과 동시에 전 와이프가 데려갔는데 아직까지 집구석 어딘가에 그 고양이의 흔적이 남아있을 줄은 몰랐다. 왠지 모르게 그 털뭉치를 바로 치우지 못하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미풍으로 켜놓은 선풍기의 미약한 바람에도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힘차게 방안을 굴러다녔다. 그 모습은 3개월 전 처음보는 아저씨와 민들레라는 아가씨랑 편의점 근무중에 술을 마시며 나눴던 민들레 씨앗 이야기를 떠오르게 만들었다. 털뭉치를 주워서 돌돌 뭉쳐 버리려는 차에 핸드폰이 울렸다.
-응. 수길이, 왜?
-너 오늘 쉬는날 맞지?
-어, 맞아.
-물어볼게 있어서 전화했다.
-뭔데.
-너 우리 가게 오픈 한지 얼마나 됬는지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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