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해라. 생명을 바쳐라. 목숨을 끊어라. 세상과 작별해라. 눈을 감아라. 최후를 맞이해라. 멸해라. 그리고 황천의 객이 되어라.”
“카인! 카인!”
카인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부들부들 경련하는 입술로 어떻게든 말을 꺼내고 있었다. 그것은 오지의 부족 주술사의 주문처럼 들렸다. 카인은 말의 사이사이, 사람의 것이 아닌 언어로 으르렁거렸고, 갓 잡아 올린 물고기처럼 퍼덕거렸다.
“악마가 카인을 홀렸어! 우리도 여기서 죽을 거야!”
눈물을 흘리면서 이런 말을 하는 자도 부지기수였다. 왜냐하면 미쳐버린 대원은 비단 카인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구역질을 하는가 하면, 눈앞이 안 보인다는 녀석은 사방으로 난도질을, 나무토막처럼 몸이 뻣뻣해져서 옴짝달싹 못하는 놈은 얼굴이 점점 푸르뎅뎅해졌다.
아비규환이었다. 딛고 선 땅 자체가 지옥도였다.
무너진 이성으로부터 절규가 비처럼 쏟아졌다.
“정신 똑바로 차려! 아직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어!”
은색 호가 울창한 어둠 가운데 번뜩였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