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아."
공허한 어둠 속 어디선가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 찐득한 나락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듯, 고요한 침묵 속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해찬."
검은 장막 속에서 그의 모습이 보인다. 낡은 탁자에 뜨거운 차를 올려둔 채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그에게 천천히 손을 뻗었다. 조금만 더 나아가면 그에게 닿을 듯이, 조금 더 길게 팔을 뻗어본다. 창밖을 바라보던 그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본다. 어둠에 가려진 그의 얼굴에서 입이 조금씩 움직인다.
"야, 이해찬. 일어나라구!"
갑작스러운 소음에 나는 깜짝 놀라며 눈을 떴다.
"너 고삼맞냐? 공부 안 해? 또 학교 안 나오고 자고있냐?"
"아, 나는 내년에도 고삼이야."
나는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다, 창밖에서 비춰오는 햇빛에 눈이 부셔 얼굴을 찡그린 채 대답했다.
"아, 그러세요? 내년에 재수 하시려구요?"
"아니. 진짜 혹시 시간이 되돌아간다면 고삼이라니...야, 잠깐!"
그녀는 내 대답을 다 듣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