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훈 기사가 해냈습니다!”
창훈은 안경을 벗고 얼굴을 감싸쥐었다. 요 열흘 사이 몇 년, 아니 십수 년은 늙어버린 듯한 얼굴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건너 편에 앉아 있는 대리기사가 손을 내민다. 반사적으로 한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맞잡는데 그 아래에 치열했던 전투의 흔적이 보인다. 누가 바둑이란 한 우주를 창조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던가, 이렇게 무책임한 발언이 있을까. 바둑은 전쟁이었고, 바둑판은 피 튀기는 전장이었다. 스포츠도, 예술도 아닌 그저 야만적인 싸움.
그리고 창훈은 그 싸움에서 결국 승리했다. 맞잡은 손의 뒤편에 있는 인공지능에게서 승리해낸 것이다.
인공지능을 만들어낸 회사도 씁쓸하지만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여러 보도 매체에서 대서특필 되고, 그의 이름을, 얼굴을 딴 광고들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창훈은 알고 있었다. 자신이 승리한 게 아니라는 것을.
전 세계에서, 자신만 알고 있었다.
“여보, 여보!”
바둑판을 멍하니 바라보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