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온 몸을 덮쳐 머리 끝까지 아찔한 한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뇌리에 스치는 기억은 따뜻했던 어린시절 추억이었다.
부드러운 불빛의 벽난로. 포근한 아버지의 품. 그 옆에는 척 보기에도 두꺼운 책이 들려 있다. 늘 책장 맨 위에 꽃혀있던, 어린 내가 읽기엔 버거웠던 책이었다.
사실 책의 내용은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책을 감싸고 있던 붉은색 표지가 예뻐 보여 꺼내달라고 했을 뿐이었다. 아버지는 그것을 그림책처럼 내게 읽어주었다. 그 나이의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책은 아니였지만, 자장가삼아 잠들곤 했었다.
하지만 책에 쓰여진 몇몇 특이한 구절들은 그대로 내 머릿속에 박혀, 아주 가끔 불현듯이 떠올랐었다. '네 존재를 깨달아라'...라는, 다소 철학적인 구절이었다. 지금에서야 생각하건데, 아마 철학에 관련된 책이 아니였을까. 물론 그 때의 나는 존재라는 단어의 뜻 자체를 몰라, 아버지께 몇번이고 물어보고 되묻고를 반복했었지만.
어쨌든 나는 그 후로 종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