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없는 시내의 거리. 민수는 조금도 서두르는 기색 없이 걸어서 희미한 불빛이 일렁이는 천막을 찾았다. 낮에 점을 봤던 그곳이었다.
바깥에서 안의 기척이라도 살펴볼 만하건만, 민수는 과감하게 천막의 입구를 뚫고 들어갔다. 안에는 낮의 그 여자가 민수 못지않게 담담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책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뭘 알죠?”
여자는 책을 느긋이 덮고 민수를 바라봤다. 여자의 투명한 눈동자에서 쏟아지는 힘에 그는 살짝 시선을 돌렸다.
“묻고 싶은 게 있으면 정확하게 물어야 해요. 내가 대답을 통제할 수 없도록.”
여자는 상대보다 어른처럼 굴면서 우위를 점하는 태도였지만 그래도 호의적이라 할 수 있었는데도 민수는 눈을 피하고 입술을 떼지 못했다.
뭘 물어야 할까. 송곳처럼 뾰족한 그 질문이 답답함이 부푼 풍선 같은 마음을 뚫고 나올 수 있도록 하려면.
“내가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여자의 눈이 가늘게 늘어지며 얼굴이 활짝 펴졌다. 그러고는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