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의 소파
2인용 소파를 오늘 버렸다. 3층에 살고 있었고 혼자서 소파를 들고 계단을 내려갔다. 난간에 몇 번 소파가 부딛히기도 했지만, 어차피 버릴 거란 생각에 개의치 않았다. 패브릭 소재의 회색 커버에 빨간 벽돌이 닿아 군데군데가 붉게 물들어갔다. 지난 주에 같이 버리자고 은에게 말을 했지만, 은은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 결국 집을 나가고 말았다.
같이 살기로 결정하고 제일 먼저 구입한 가구였다. 은은 소파를 살 때, 소파의 손잡이를 만지다가 갑자기 누웠다. 그리곤 손짓으로 나를 불러 포개져 있자고 말했다. 가구점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아무도 우리를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어서 자신의 위에 누우라고. 머뭇대다가 은이 입고 있던 코트의 옷 자락을 살짝 열어 젖혔을 때 나는 그의 품으로 안겼다. 은에게서는 늘 인쇄소의 냄새가 났다. 복사기의 뜨거운 열을 통과하여, 글씨들이 빼곡히 적힌 갓 나온 종이의 냄새였다. 은은 자신에게 나는 종이 냄새를 몰랐다. 이미 익숙한 냄새에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