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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정수는 편지를 뜯지 않은 채 한동안 책상 서랍에 두었다.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궁금하고 설레는 감정을 지속하고 싶은 마음에 쉽사리 봉투를 뜯어 내용을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박설이 생각날 때마다 책상서랍을 열어 편지봉투를 만지작거리다 서랍을 닫곤 했다.
강원도에 눈이 너무 많이 온 상태라 교통이 막히고 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뉴스 화면에 강원도 시내의 도로 제설을 하는 모습이 나왔다. 정수는 서랍에서 편지를 꺼내 들고 비로소 봉투를 뜯었다.
서럽게 아름답던 가을이 난 그대로 언제까지나 계속 될 줄 알았소. 마당가의 은행잎이 다 지고 가지가 앙상하게 드러날 때 까지도 난 그 믿음을 잃지 않았소. 그것은 아내의 풍경화가 다 완성되지 못했기 때문이었소. 그러나 노란 은행잎 대신 마당가엔 하얀 눈이 쌓여 있어요. 이곳에는 눈이 오면 온통 하얗게 뒤덮인 천지에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소.
오기자 님이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