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심판을 보겠습니다.”
자별이 나서자 다루무리는 좋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시작하자.”
또다시 방망이가 휘둘러졌다. 동굴은 어느새 석양빛에 붉게 물든 설산 정상으로 바뀌어 있었다. 범준은 살갗을 파고드는 추위를 느끼며 주변을 살폈다. 가까운 곳에는 자별이 그와 마찬가지로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산 정상은 평평하게 깎여 있었고, 그 위에는 모래 대신 눈이 쌓여 씨름장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가장자리에는 기괴하게 몸을 튼 장승과 노란 불이 켜진 석등이 구경꾼처럼 둘러서 있었고 그 밖은 낭떠러지였다. 절벽 아래로는 짙은 구름이 걸려 깊이를 알 수가 없었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까지 나를 한 번이라도 넘어뜨리면 네가 이기는 거다.”
어느새 나타난 다루무리가 말했다. 그는 범준만한 크기로 작아져 있었고 웃옷을 벗어던진 채 바지만 입고 있었다. 도깨비는 범준과 키를 맞추어 덩치를 줄인 상태였지만 새빨간 근육과 검은 혈관이 부풀어오른 모습은 범준을 압도할 정도로 강렬했다.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