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하늘 아래로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쏟아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함박눈들이 내려앉고 있었다. 강이 관통하는 마을은 격렬한 죽음에 짓눌려 있었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자리는 요괴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새하얀 세상 위로 눈이 시리게 솟구치는 새빨간 불길. 이질적인 풍경을 바라보던 신기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어 말했다.
“아름답네요….”
강을 따라 걷던 범준이 기가 차다는 얼굴로 신기를 돌아보았다. 신기는 스스로도 자신의 말이 황당했다. 공포에 사로잡혀 뇌가 상해버린 게 아닐까 싶은 걱정까지 들었다. 묵묵히 걷던 자별이 한 마디 거들었다.
“아름다워. 요괴들이지만.”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 무슨 미친 소리들이요?”
“먹이사슬의 아래층으로 떨어졌어도, 자연은 여전히 아름다운 거야.”
“저 요괴들이 뭐가 아름답다는 말이오?”
범준이 하늘을 떠다니는 머리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놈은 새까맣게 번들거리는 머리카락을 펄럭거리며 끊임없이 끙끙대는 소리를 내고 있었고, 놈이 쏟아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