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세상. 어쩌면 이 세상은 누군가의 상상 속에 만들어진 작은 공간일 것이다. 이 세상엔 빛도 어둠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휴지 한 장으로 눈을 가린 거 같은 이곳에 턱시도를 입은 한 남자가 서 있다. 그 남자는 시호. 시호는 잘 매어진 넥타이의 완성도를 확인하고 고개를 숙여 자신이 신은 구두를 본다. 구두 광속에 불투명한 자신이 보이는지 보고 보이 길래 미소마저 보일까 한 번 슥 미소를 지어 본다. 하지만 얼굴 형태만 보일 뿐 미소가 보이지 않자 잘 신어진 구두를 괜히 앞창으로 바닥을 툭툭 친다. 이제 구두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모든 준비가 됐는지 고개를 든다. 그리고 마치 첼시 부츠를 발견했을 때처럼 똑같은 미소를 짓는다. 시호 앞에 웨딩드레스를 입은 세진이 뒷모습으로 세상에서 가장 우화하게 서 있다. 그리곤 살짝 허리와 고개를 돌려 시호에게 반지를 낀 손을 내민다.
“갈까?”
“응.”
시호는 세진의 손을 잡고 보이지 않는 종착점을 향해 걸어 나간다. 그리곤 세진의 손에 끼어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