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공기마저 소리를 전하지 못할 만큼 고요해서 세상엔 시호와 대문 한 짝만 있는 듯했다. 그러다보니 말실수도 해버렸다. 김하연이라는 이름. 너무 인기척이 없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나와 버렸다. 만약 이 이름이 시호와 그 사람과 둘만이 아는 이름이라면 노크소리에 일어나 문을 열려는 순간 김하연을 찾는 소리에 숨었을 수도 있다. 혹시나 해서 대문 옆 창살 있는 창문으로 한 번 보지만 커튼으로 가러져 보이지 않았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몰라도 지금은 그 사람을 만날 수 없다. 하는 수 없이 시호는 천천히 내려갔다. 1층집을 보니 이미 이사를 간 흔적으로 버려진 낡은 가구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그러다 현관문에 다다랐을 때 우편함을 보고 본명이라도 알 수 있겠다 싶어 열어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2번의 아쉬움을 등에 업은 채 시호는 기운이 다 빨린 듯 차에 들어갔다. 그리고 핸드폰을 열어 아까 받지 못한 세진의 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는지 세진은 바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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