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웠다. 풍운."
우웅—
나지막히 흐른 목소리에 새하얀 빛을 머금은 검신이 잘게 울었다.
풍운.
그 이름에 걸맞게 변화무쌍하며 자유분방한 검.
고향에서 가능한 얻을 수 있는 가장 양질의 철을, 일생지약의 상대이자, 대장장이인 벗이 몇일 밤낮을 세가며 만들어 준 일생의 명검.
명검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게 그의 주변에는 수 많은 검의 파편들이 있지만 올곳이 풍운 만이 제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허나,
구름은 여유롭고 고고했으나, 사람은 그러지 못했다.
목끝에 뭉쳐서 풍겨오는 혈향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대지를 딛고 있는 두 다리의 떨림은 멈출 줄 몰랐고, 평생을 들어왔던 창천의 무게가 못 견딜 만큼 무거웠다.
온 몸의 근육과 뼈들이 삐걱거리며 고통을 못이겨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세상은 너무나도 고요해 졸리기까지 했다.
그래도 그는 버텼다.
아직 적이 눈 앞에 있다.
아직 벗이, 벗의 가족이 등 뒤에 있다.
아직은 검을 놓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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