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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공기가 새하얗다. 이미 올 겨울 마지막 눈이 흐드러져버린지는 오래지만, 아직도 그를 못내 아쉬워하는 듯 컴컴한 새벽녘의 바람에는 그 부드럽고 차가운 자취가 온전히 남아있다.
언제부터 내 방 한 구석에 걸려 있었던건지, 그 조차 희미한 갈색 고딕풍의 벽걸이 시계를 바라보며 나는 아침을 겨우 겨우 받아낼 준비를 마친다.
"조금 늦었네."
혼잣말을 내뱉는다. 그래, 이건 혼잣말이지. 당연히 이건 혼잣말이지. 무심한듯이 7시를 가르키고 있는 저 벽걸이 시계가 내 말을 알아먹을 리는 없으니까.
괜한 생각은 이쯤에서 접고 몸을 일으킨다. 닫혀있던 방문을 열고 거실로 향하니 계수대에 던져지듯 쌓여있는 그릇 두어개가 보인다. 아빠, 아침 챙겨먹고 갔구나. 출근할 때 나도 좀 깨워주지.
괜히 아빠를 원망해보며, 나는 바로 화장실로 향한다. 칫솔에 치약을 얹어 입에 살짝 문 채로 학교 갈 채비를 한다. 어느새 익숙해져버린 교복 리본을 블라우스 칼라사이에 끼워넣는다.
"가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