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게도 빵이 먹고 싶었다. 반팔 티에 겉옷 하나를 대충 걸치고, 스레빠를 질질 끌며 나갔지만 춥지는 않았다. 봄의 끝자락, 가지각색의 꽃들이 아직 봄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이라도 하듯 온갖 빛으로 치장하는 계절, 혹은 봄을 보내고 싶지 않아 어떻게든 봄의 눈길을 끌어보려는 시도일까. 새빨간 산딸기가 조각조각 박힌 롤케익을 사야지 싶었다.
버튼을 콕 눌러 열린 자동문 건너편에서는 기대와 달리 갓 구운 빵의 고소하고 달달한 향은 일절 나지 않았다. 오직 상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배치된 각박한 백열등과 마스크를 쓴 어린 알바생, 테이블에 마주 앉아 수다를 떠는 두 아주머니, 뿐인 실내는 고소한 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진열된 빵도 대부분은 공장에서 일률적으로 구워져 한참이 지나서야 매대에 올라 앉은 늙은 빵들 뿐이겠지. '갓 구운 신선한 빵'이라는 표현은 도무지 현실적이라고는 볼 수 없는 관용구가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이 풍경을 굳이 비유하자면 '갓 굳은 비릿한 시멘트' 정도가 아닐까 싶은 것이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