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잣말을 하지 않는 편이다. 아니, 애초에 그런건 바보같다고 생각한다. 듣는 이도 없는데 혼자서 말을 한다니, 그야말로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얘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여기, 어느 혼잡한 아침 버스 안. 이제는 구식이 되버린 폴더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며 멍청히 혼잣말을 내뱉고 있는 내가 있었다.

"...이게 뭐야."

윽. 옆자리에 앉은 여학생이 이쪽을 쳐다보는게 느껴졌다. 재빨리 시치미를 떼며 창가를 보는 척 했다. 이상한 녀석이라 생각했겠지. 당황스러움에 얼굴이 뜨거워지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생각할 틈도 없었다. 무심코 나와 버렸다. 과거에 내가 바보같다고 생각했던 그 사람들도 이런 심정이었을까.

버스 안의 몇몇 사람들이 호기심을 띈 눈초리로 이쪽을 바라보는게 느껴졌다. 윽. 이럴때는 모르는 척이 상책이다. 나는 계속해서 시치미를 떼며 휴대폰 화면에 띄어진 원인 제공자로 눈길을 돌렸다.

From : 발신자를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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